용인시 면적 10%에 인구는 7035명
기업체 있지만 생활은 오산에서···

“용인시 인구가 곧 100만명이 될 거라느니 하지만 우리와 무관한 다른 지역 얘기로밖에 안 들려요. 우린 마치 딴 세상에 사는 것 같아요.”

“도시 사람들에게 여기도 용인이라고 하면 놀래요. 용인에도 이런 곳이 있었냐구요. 그들이야 한적하다느니, 고향 생각이 난다느니, 시골 정취가 좋다느니 해요. 남의 속도 모르고…”

실제 그렇다. 남사면사무소와 농협, 파출소 등이 한 곳에 몰려 있는 명색이 면 소재지이지만, 도시민들에겐 그저 70~80년대 흔히 볼 수 있는 농촌마을일 뿐이다. 용인시가 인구 100만명에 육박하는 대도시로 성장하고 있지만, 남사면 주민들은 ‘100만 대도시’가 와닿지 않는다. 각종 숫자가 이를 증명한다.

인구 99만명이 사는 용인시, 그 드넓은 땅 면적의 9.9%를 차지하고 있는 지역이 처인구 남사면이다. 인구 30만명이 넘는 수지구(42.1㎢)보다 면적(58.64㎢)이 넓지만 거주하고 있는 주민 수는 7304명(2015년 7월 31일 현재)뿐이다. 2008년 827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2년 인구 8000명대가 깨졌다. 이후 인구가 해마다 줄어 7000명대도 위태위태한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문화시설은 고사하고 변변한 병·의원조차 없다. 남사면 북리에 크고 작은 기업체가 몰리며 공업지역으로 지정된 곳이 있음을 감안하면 언뜻 이해하기도 힘들다.

▲ 상수원보호구역으로지정된 진위천 상류 남사면 모습(사진 위)과 평택시 진위면에 조성된 진위천시민유원지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주민들은 가장 큰 원인으로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을 꼽는다. 아무리 농촌지역이라고 해도 용인쯤 되면 인구가 늘어날 법도 한데 통계상 수치는 정 반대다.

도대체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이 뭐길래 남사면 주민들이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것일까. 주민들의 얘기를 듣기에 앞서 송탄상수원보호구역으로 인한 규제를 보면 이해가 좀 빠를 듯하다.

36년 전인 1979년 3월 지정된 송탄상수원보호구역(지정 당시 3.987㎢, 현재 현재 1.57㎢). 보소구역 내에서는 농가주택, 마을회관 등 공익성 건축물, 주민공동시설, 생활기반시설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하지만 공장, 숙박시설, 음식점 등 기타 건축물의 신축행위는 모두 금지돼 있다. 

송탄 취수원으로부터 반경 7km 안은 공장설립 제한지역으로 분류돼 떡류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 공장설립이 불가능하다. 또 보호구역 경계로부터 10km까지는 공장설립 승인지역으로 공장설립이 제한적으로 허용되지만 폐수 배출사업장은 들어설 수 없다. 특히 공장 승인 전 관할 관청인 용인시가 아닌 관리권자인 평택시장과 사전 협의를 해야 공장 설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남사발전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윤한기 송탄상수원철폐대책위원장은 “진목리나 원암리 등 일부지역에서는 농약을 쓸 수조차 없다. 규제로 인한 각종 인·허가도 쉽지 않다. 땅값도 하락했다”며 “북리에 공장이 있지만 지역주민은 100명도 안 될 것이다. 일부 식당을 제외하고 남사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해당 지역 주민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 북리공업지역이 들어서면 바뀔 줄 알았는데, 교통 체증을 유발할 뿐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남사면에 공장을 다니는 사람들은 대부분 인근 오산이나 기흥 등에서 출·퇴근한다.

“공장이 있으면 뭐 합니까. 남사에서 먹고 자고 생활할 수 있어야 지역도 발전하지요. 그런데, 남사는 전혀 그렇지 못해요. 남사가 고향인 젋은 사람들도 교육 때문에 오산 등으로 나가고 있어요. 모든 원인이 상수원보호구역 때문이라고 할 순 없지만 그만큼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인한 고충이 크다는 겁니다.”

윤환 전 남사면체육회장의 말이다. 36년 가슴앓이는 남사면 주민들 외엔 모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윤 전 회장은 “일부를 제외하고 남사면 지역 대부분이 상수원보호구역 영향을 받고 있다”며 “용인으로 가는 버스가 1시간에 한 대라면, 오산을 오가는 버스는 30분에 한 대”라고 말했다. 각종 편의시설과 교육·문화시설 부족으로 오산에서 경제활동을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영민 남사면체육회장은 “용인에서 낙후된 지역 중 더 낙후된 곳이 남사면일 것”이라며 “10년 째 진행되지 않고 있는 도로며 상·하수도가 이를 증명한다”고 말했다. 실제 남사복합신도시가 추진됐던 통삼리 지역은 오수관이 매설되지 않아 남사하수종말처리장으로 하수가 유입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남사면 주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평택시의 이중적인 행위 때문이다. 진위천시민유원지를 두고 하는 말이다. 같은 진위천을 두고 평택시와 용인시 모습이 대조를 이루는 곳이기도 하는데, 각종 제약을 받고 있는 남사면과 극명하게 비교된다.

진위천시민유원지는 평택시 진위면 봉남리에서 국도 1호선 진위교까지 약 2㎞구간에 조성된 유원지이다. 2013년 한국관광공사는 이곳은 이렇게 소개했다.

‘이곳은 물이 맑아 여름철에는 1일 약 1000여명의 주민들이 이용하는 자연발생 유원지이다. 최근 유원지 내에 초대형 스크린 자동차전용극장이 개설돼 이곳을 찾는 시민 및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이에 평택시에서는 이 지역 일대 휴양시설의 부족해소 및 놀이공간을 제공하고자 하천과 주변을 정리하고 편의시설을 설치, 시민들이 애용하는 유원지로 개발 정착시켰다.’

평택시가 개발한 진위천 유원지 상류는 평택시가 관리하는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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