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초·중 23곳 휴업 연장 결정···추가 연장 가능성도

 

▲ 용인시가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경전철 내부 방역을 하고 있다. 확진자뿐 아니라 밀접접촉자가 지속적으로 증가, 용인시 공무원들이 업무과중이 심해지고 있다.

메르스 확산이 20여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용인시 공무원들이 일상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할 만큼 업무과중으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주 업무부서인 보건소의 경우 의료공백이 우려될 만큼 과부하 상태다.

용인시는 확진자 밀접접촉자 중 자가격리자에 한해 1대1 담당자를 배치해 일 4회 모니터링을 실시하다 13일부터 2회로 줄였다. 하지만 모니터링 대상자가 지속적으로 증가, 담당 공무원 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메르스 업무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오있다.

메르스 업무에 투입된 한 행정공무원은 “(자가 격리자 모니터링)현장에 가는 게 불안하고 힘들다”며 “솔직히 개인적으로 피하고 싶지만 그래도 해야 될 일”이라고 말했다.

진정기미는 고사하고 불안이 가중되자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그런데다 일반병원에서도 진료 등을 묻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지만 당장 지자체 차원에서는 한정된 답변만 할 수 있는 상태다 보니 ‘업무’가 반복되고 있다. 

보건소 관계자는 “용인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증세 등을 묻는 전화가 크게 늘었다”며 “하루에 2시간 안팎으로 잠을 자도 일상 업무를 하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 한 보건소를 확인한 결과 메르스 업무에 집중해 일상 업무에 차질이 생겨 시민들의 불편도 발생하고 있다.

한 보건소에서 만난 시민은 “메르스 때문에 불편하지만 충분히 이해한다”며 “그나마 급한 환자에 대한 대처는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부터 휴업에 들어간 처인구 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문이 굳게 닫혀 있다.
7일간 휴업… 학생들 안전은?= 경기도교육청은 15일부터 정상등교를 한다고 밝혔다. 이달 8일 용인 등 확진자가 발생한 주요 도시 전 유․초․중․고등학교가 휴업에 들어간지 일주일 만이다. 주말까지 합치면 11일이다.

일부 학교는 휴업을 이어가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당장 수업일수 등을 고려하면 휴업을 연장하기도 힘든 상태다. 뿐만 아니라 세계보건지구(WHO)는 메르스 확산과 휴업이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휴업 종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14일 11시 기준으로 용인에 있는 유치원, 초등학교 각각 10곳, 중학교 3곳이 교장 재량에 따라 휴업을 이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부모들은 휴업이 안전을 위한 조치란 것에는 동의하면서도 ‘모든 책임과 감독을 학부모에게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휴업 기간 중 맞벌이 가정 등 관리가 필요한 학생을 위한 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은 여전히 남아 있다. 향후 추이에 따라 휴업을 결정할 학교가 늘어날 경우 이에 대한 조치가 시급히 필요하다.

휴업기간 학생들은 휴업 취지에 맞는 보호를 받았을까? 확인할 수 있는 상황만 두고 본다면 그렇지도 않다.

휴업 첫 날인 지난 8일 오후 1시경 길거리에서 학생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기흥구 한 공원에서 만난 중학생 A군은 이날 아침 10시 경 집에서 친구 3명과 만나 PC방, 식당을 돌고 공원에서 놀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메르스와 관련해 묻자 “학교서 조심하라고 말했고 TV서도 (상황을)봤다”며 불안하거나 예방법은 관심 없다고 말했다.

상황은 용인 내 밀접접촉자가 크게 늘어난 지난 10일에도 비슷했다. 오전 11시경 처인구 김량장동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초등학생 B군은 학원에 가기 위해 나섰단다. 이날 경기도교육청은 메르스 확산을 우려해 사설학원도 휴강할 것을 권장했다.

이에 맞벌이를 하고 있는 한 부모는 “집에 가둬 둘수도 없고 보낼 곳도 없어 조심해라는 소리만 하고 나왔다”며 “갑작스런 휴업 통보에 학교도 학부모도 대비가 부족해 곤욕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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