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 아이들의 미래를 준비하는 희망 공동체 「희망의 숲」

1997년 장애아 가진 3명의 어머니 모임에서 첫 출발
비영리 사회적 기업…장애아동 삶의 질 향상에 초점

늘해랑 학교

사회 적응 훈련


1997년 용인에서 아주 작지만 의미있는 모임이 하나 시작됐다. 장애에 대한 인식이 지금보다 많이 뒤져 있었던 그 시절, 이들은 장애아를 가진 3명의 엄마들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존엄하고 평등한 존재다.’ 이는 국가와 법률에 앞서서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저절로 가지게 되는 권리 즉 ‘천부인권’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엄마들은 스스로 나섰다. 장애문제는 장애인과 가족, 그리고 관심을 가진 전문가들이  함께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교육, 치료, 기회 등 장애인의 차별적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장애인과 그 가정에 쉼과 회복을 주어 가정공동체를 건강하게 세워갈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주목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오늘날 사단법인「희망의 숲」모태인 장애인아동미래준비협회(장미준)이다.

# 장애인차별을 금지하는 법 그리고 현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것은 2008년이다. 법으로 장애인의 평등권을 보장하고 사회참여를 실현해 인간으로서의 존엄이 골고루 지켜지도록 하는 목적이 있다. 여기선 갖가지 금지되는 차별 유형이 명시 돼 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장애인에게 불이익을 주는 직접 차별, 장애인의 처지를 고려하지 않아 실질적 불리함을 안겨주는 간접차별도 금지 대상이다. 편의 시설에서 장애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를 거부하는 행위나 광고에 장애인에 대한 거부와 불리한 대우를 명시하는 행위 등도 포함된다. 장애를 이유로 차별을 받은 장애인 또는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시정과 권리 구제를 진정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법 정신과 명시된 규정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적지 않다. 따라서 장애인차별금지법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비준하고 적용중인 UN 장애인 권리협약 등 좋은 법과 협약이 있지만 많이 모르고 있는 내용들을 교육하고 홍보하는 일도 ‘희망의 숲’의 몫이다.

# 아이들 미래를 준비하는 꿈이 목표가 되는 곳

18여 년간 희망의 숲은 무엇보다 장애아동들의 치료와 교육이라는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장애를 가진 아동들의 삶의 질 향상을 실현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재활치료와 교육지원 사업을 위한 치료센터 운영은 그 핵심이다. 푸른꿈발달센터로 불리는 이곳에선 장애․ 문제 행동 아동 및 부모를 위한 재활치료와 교육지원을 하고 있다. 감각통합치료, 언어치료, 인지재활치료, 놀이치료, 미술치료 등을 개별 및 그룹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은 전문가들이 모이는 사례회의와 과정 평가를 거쳐 사회적 적응 훈련으로 이어진다. 다양한 실내외 활동을 통해 사회성을 향상시키고 경험을 제공하게 된다.   

장애인과 가정지원을 위한 권익보호와 사회복지관련 사업도 중요한 부분이다. 이를 위해 푸른꿈가정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선 가정문제 해결과 가정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사업을 펼친다. 말벗·상담은 서비스가 필요한 장애아동 부모를 대상으로 함께 부담 없이 대화를 나눔으로써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 필요하면 병원·관공서를 동행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가사지원과 아동 돌봄도 중요하다. 양육에 대해 심리적․신체적으로 지친 부모의 역할을 대신 해줌으로써 부모의 에너지 충전 기회를 갖도록 하고 있다. 여가지원 사업은 자신의 소질을 개발하고 여가생활을 통해 여유와 쉼을 갖도록 하는 것으로 퀼트, 영화보기, 외식 등을 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부모님자조모임(무지개동산)도 운영되고 있다. 동병상련에 있는 부모들이 서로 가진 고민과 양육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모임을 통해 마음공부를 하고 있다. 가정방문 사업은 가정의 욕구와 문제점을 파악하고 서비스를 지원한다. 개별서비스 지원사업은 위기가정을 대상으로 한다. 지역 내 관공서의 의뢰를 통해 들어온 위기가정에 대한 서비스를 지원하게 된다.

# 중중아동에겐 낮 시간 보호사업 펼쳐

푸른꿈지원센터를 통해 펼치는 사업은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한다. 보행이 어려운 뇌성마비 중증 장애아동은 공동체 활동에 일정한 제약이 따른다. 이들을 위해 만 15세 미만 아이들에게 낮 시간에 일상, 여가, 재활치료, 교육서비스를 지원해 개별능력 향상 및 장애아동 부모의경제생활로 경제적 부담을 덜도록 돕고 있다.

사회복지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비장애 형제캠프는 방학기간을 이용해 실시하며 장애가정의 비장애 형제를 대상으로 한다. 비장애 형제들의 문화체험프로그램, 장애 체험 프로그램, 장애 이해 교육 등이 이뤄진다. 또래친구 만들기는 매월 1회씩 실시되며 장애․비장애 아동․청소년들이 통합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문화체험을 하며 친밀감 형성하는 과정이다.

사회적응 훈련프로그램은 봄과 가을에 사회적응 훈련이 필요한 아동과 사회적응 훈련을 희망하는 아동을 대상으로 펼쳐진다. 1대1 자원봉사자와 함께 아동의 단기 목표와 장기목표 설정으로 정기적인 사회적응 훈련을 하게 된다. 사랑의 동전 띠잇기는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다. 매년 봄에 장애관련 문화 공연과 시민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연을 진행해 시민들이 준비한 작은 동적들로 사랑의 띠를 이어가는 행사다. 모금액은 장애아동들의 장학기금 및 교구 마련에 쓰인다.

이 밖에도 자원봉사교육, 푸른 꿈 캠프, 장애가정 산행, 장학사업 등이 있다. 연중 실시되는 장학사업은 장애아동의 재활치료와 교육에 대해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가정을 돕는 일이다. 적은 액수의 장학금이지만 장애양육에 대한 경제적 어려움이 큰 가정에는 가뭄에 단비와 같은 효과를 가져다준다.
 
# 비영리로 운영…후원은 행복을
   만드는 아름다운 움직임

장애자녀를 둔 부모에게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자녀가 지역사회 안에서 독립적인 삶을 위해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이다. “아이의 치료도 중요하지만 장애아동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지역사회 안에서 사회적․심리적 독립이죠.” 사단법인 ‘희망의 숲’ 변양원 사무국장의 말처럼 장애자녀가 독립할 수 있도록 일상생활 능력을 키우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나아가 ‘희망의 숲’은 부모들에게 아동양육의 도움과 더 나아가 삶의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돕고자 후원활동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기도후원이다. 장애아동 및 가정의 평안ㆍ건강과 희망의 숲의 사명을 위한 기도다. 일반후원은  사업 및 운영을 위한 후원이다. 결연후원은 시설 이용자와 후원자간 1:1 결연을 통한 후원을 말한다. 물품후원도 있다. 도서, 교구, 각종 생활용품 (물티슈, 기저귀, 화장지, 세제 등), 학습보조 및 놀이도구, 식료품 등을 제공한다. 재능기부도 후원의 한 방법이다. 의료, 멘토링, 교육, 체육, 전문기술 등 개인이 가진 재능을 기부하면 된다.

지난 총회를 통해 올해부터 사단법인 희망의 숲을 이끌어 가고 있는 전혜순 이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모든 인간은 존엄하고 평등하다. 장애아동과 그 가정의 교량역할을 통해 건강한 가정공동체를 세우고자 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꿈이자 희망이다.” 더 많은 장애아동들이 편견 없는 문화 속에서 자유로이 숨 쉬고 꿈을 키워가는 것, 그리고 나아가 꿈이 목표가 되는 것, 이것은 당연히 우리 모두의 몫이 아닐까. (희망의숲 홈페이지 http://www.jangmi.org/ 대표전화 031-284-0720)


□ ‘장미준’에서 ‘희망의 숲’으로 걸어 온 길

• 1997. 07  장애아동 3가정 첫모임으로 시작
• 1999. 11  용인시 장애인부모회 법인창립
• 2001. 05  법인으로 보는 단체의 승인여부통지서
• 2001. 05  물리치료, 개별화 인지교육 시작
• 2003. 03  푸른 꿈 발달센터 개원
                 (장애아동 재활치료 및 교육시설)
• 2005. 09  사회복지 봉사활동 인증센터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 2006. 03  중증장애아동 주간보호센터 ‘푸른꿈 쉼터’ 개원
• 2007. 03  용인해바라기 의료생활협동조합 창립
• 2007. 09  비영리 민간단체 등록 (경기도지사)
• 2008. 08 ~현재 바우처 제공기관
  (2008~2011) 장애아동재활치료서비스 제공기관
  (2008~2011) 문제행동아동조기개입서비스 제공기관
                      지역사회혁신사업 서비스제공기관
• 2009. 09  사단법인 설립허가(경기도지사)
• 2010. 10  사회적기업 인증(제 2010-076호)
• 2010. 10  경기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승용차 지원
• 2012. 01  바우처 제공기관
                 아동·청소년 비전형성 지원서비스 제공기관
                 (2012~현재)
                 우리아이 심리지원 서비스 제공기관 (2012~현재)
                 장애아동 재활치료 서비스 제공기관 (2012~현재) 
• 2013. 02 사단법인 「희망의 숲」으로 명칭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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