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과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

상현 자이행복도서관 자원활동가들

수지구 상현동 소실봉 끝자락 깎아지른 듯한 언덕에 자리하고 있는 상현자이아파트. 중심지역으로부터 다소 떨어져 있어 한적하기만 한 단지 내 마을 공유공간 2층에 자그마한 도서관이 있다. 장미도서관과 같이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자이행복한도서관이다. 지난 10년 동안 독서활동과 더불어 공동체 활동을 벌여온 자이행복한도서관이지만 규모는 장미도서관과 비교할 수 없이 작다.

하지만 10평 남짓 공간은 “주민들을 위한 삭막한 사막의 오아시스이자 사랑방과 같은 공간”이라고 행복한도서관장을 지낸 류순양씨는 설명했다. 자녀육아와 공동체 문화에 대한 엄마들의 고민과 노력의 산물이어서인지 활동가들의 이동이 적은 편이다.

자이행복한도서관의 또 다른 특징은 활동가와 이용자 모두 자이아파트 주민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도서관 이용자뿐만 아니라 인근 마을 주민도 자원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자이행복한도서관이 주민들과 갈등 없이 지속될 수 있었던 데에는 입주자대표회의와 신뢰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신뢰 덕분에 대표회의 회의실을 서가로 이용하며 성인들의 독서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자이행복한도서관은 별도 여유공간이 없고 책도 1만여권으로 많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동아리 모임은 상대적으로 활성화 돼 있다. 동화를 읽는 어른 모임부터 인문학 모임, 샛길기자단까지 활발하다. 독서활동을 중시하지만 영화상영, 생태학교 등 공동체활동도 빼놓을 수 없는 사업이다. 이은경 관장은 “책을 매개로 한 독서활동과 사람 중심의 공동체 활동에 대한 접점을 찾는데 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활동가들에겐 또 다른 고민도 있다. 자녀를 둔 부모가 주 이용자인데 보다 많은 주민들이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래서 지난해엔 책을 들고 1층으로 내려갔다. 노인회와 함께 ‘우리 마을 책 잔치’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도서관 이용층이 다양해지고 전세대가 자유롭게 이용하는 도서관을 만드는 숙제를 시작한 것이다.

활동가들에게 10년 뒤 자이행복도서관은 어떤 모습일까. 활동가들에게 도서관은 ‘고마운 곳’이라는 이은경 관장은 “10년 뒤에도 지금과 같은 공간으로 남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관장의 말처럼 자이행복한도서관은 ‘책을 읽지 않아도 찾아올 수 있도록 문턱이 없는, 활동가들의 자존감이 높은 곳’으로 남아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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