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박은 빗방울이 차가운 기층을 통과할 때 떨어져 내리는 고체, 즉 어름덩어리를 말한다. 작게는 팥 알만한 것으로부터 콩이나 도토리, 또는 밤이나 계란만한 것까지도 내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로 인해 동·식물의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우박은 천둥과 번개가 일어나는 구름에서 생기는 것으로 우박을 내리게 하는 구름의 두께는 5,000미터 정도인데 이 구름의 상층은 눈으로 되어 있고 중간층은 영도이하의 과냉각의 물방울이며 아래층은 영도이상의 빗물로 되어 있어 강력한 상승기류를 타면 얼어서 비와 섞여 떨어지게 된다.

최근 강원도 일대와 호남 일부 그리고 용인일대에 쏟아진 우박은 이와같은 작용이 빚은 자연현상일 뿐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조선왕조실록을 통해서 보면 우박이 집중적으로 내리는 절기는 대개 음력 4월로써 이 기간에 우박이 내렸다는 기록이 가장 많이 나타난다.

최초의 기록은 세종 24년 4월19일로써 양지현에 우박이 내렸다고 하였으며 중종 연간에는 용인지역만도 무려 14건에 달하는 우박 피해 상황이 기록되어 있다. 우박으로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은 때는 정조7년(1783년9월3일)으로써 “들판에 그득하던 황금물결이 어느새 적지가 되었으며… 대저 듣도 보도 못한 것으로 내가(임금) 부덕한 때문에 당한 피해인지”

임금의 입에서 이와같은 탄식이 나올 정도였는바 이때의 피해는 죽산이 가장 컸고 다음이 양지요, 용인 또한 그 다음이니 이들지역 우박피해가 얼마나 극심했으면 세금, 환상미, 신포 감면 및 부역동원 금지 등의 진휼책이 정부적 차원에서 뒤따랐을까 하는 것인데, 이에 비하면 엊그제의 우박 정도는 조족지혈이 아닌지는 모르겠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