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호 전 국방부 장관 시절 백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국방사업에 미국 무기상 로비스트 린다 김이 뛰어 들어 묘한 스캔들을 일으킨 사건을 두고 세간에 화두가 되고 있는 모양이다.

이 스캔들의 실상에 관하여 당사자들로부터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음이 공개적으로 밝혀졌다.

자타가 아는 바와 같이 “부적절한 관계”라는 신종 유행어는 본래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여비서 르윈스킨와의 스캔들을 밝히는 청문회에서 나온 것인데 그것도 선진국에서 써먹던 것을 수입해서 백두사업 스캔들에 써먹고 있으니 미국 사람들이 지적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오지는 않을런지 그것도 걱정이다.

이와 같이 부적절한 관계는 예전에도 있었다. 숙종 7년 12월 18일 종과 음행 한 양반집 딸을 사형시킨 일이 그것이다.

경기 양지의 유학 유진무의 딸 순이가 그의 종과 음행하였다는 죄목으로 의금부에서 삼성추국(三省推鞫)한 다음 지목을 받아 사형에 처하였다. 이는 강상죄(綱常罪)로서 윤리 강상을 사회적 도덕규범으로 여겼던 유풍 존중이 얼마나 강렬했던가 하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극렬한
예에 속한다.

요즘 방영되고 있는 허준의 경우에도 허준이 상민 신분으로 반가의 규수와 살고 있는 것이 탄로되어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이 감지되고 있지 않은가?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반상의 신분 때문에 사형을 당해야 했던 청춘남녀들의 로맨스는 불운한 세태가 앗아간 당시대의 비극이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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