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경기도 공무원 연수원에서 교육이 있었다. 운전하는 여성의 경우 초행길은 두려움이 앞선다. ‘잘 찾을 수 있을까, 시간을 넉넉히 두고 출발해야지’ 등등… 이런 저런 생각을 접고 교육장으로 출발했다.

한번 헤맨 것을 빼고는 교육장에 잘 도착했다. 중간에 방조제 옆에 잠깐 차를 세우고 “맞닿은 하늘과 바닷가가 구별이 안되다고, 바닷바람이 너무 좋다”고 친구에게 전화를 하는 여유도 부려 보았다.

이날 교육에서 순서가 바뀌었는데 강의를 맡은 교수님이 길을 잘못 찾아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도착한 교수님은 충북대학교에서 제자와 함께 교육장소에 오게 되었는데 멀고 초행길이라 중간 중간 열 번 정도 길을 물었지만 그 때마다 가르쳐 주는 것이 틀려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교수님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나는 분이 있었다. 지금 대학생인 딸아이가 5학년 때이니까 거의 10년 전 일이다. 아이가 글짓기에 소질이 있는 것 같아서 혹시 먼 후일 작가가 된다면 어렸을 적 추억이 많아야 소재가 풍부할 것 같은 마음에 그 날은 여주에 있는 세종대왕 영릉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천에서 어느 방향인지 몰라 옆 차 운전자에게 길을 물었다. 그 운전자의 안내에 따라 얼마나 달렸을까 누군가가 따라오는 느낌을 받았다. ‘번쩍번쩍’라이트와 커다란 소음에 길가에 차를 세웠다. 내심 ‘신호위반도 그렇다고 과속도 하지 않았는데 왜 그러지?’하면서 차에서 내린 순간 깜짝 놀랐다.

차안에서 내리는 사람은 좀 전에 길을 가르쳐 준 사람이었다. “길을 잘못 가르쳐 드려서 바로 가르쳐 드리려고 따라 왔습니다”라는 그 운전자의 말에 내 마음에선 잔잔한 감동의 물결이 일렁였다. 옆 좌석에는 어린이를 태웠다는 것밖에 이름도 차량번호도 기억하지 못해 감사한 마음을 전할 수는 없다. 그 후 누군가 내게 길을 물을 때 내가 아는 범위에서는 친절하게 그리고 여건이 허락하면 약도로 그려 준다.

가을! 아름답고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누군가가 길을 묻는다면 우리 용인시민 모두는 친절하게 안내할 거라는 믿음을 갖는다. 길을 물을 때의 태도는 물론 공손해야 함을 덧붙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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