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의 내용은 내가 실제 경험한 일로 이 땅의 모든 여성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다.

평소 성격이 발랄하고 대인관계에 거침이 없다는 이유로 내 주위에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힘든 일이 있을 때면 개인적으로 나에게 찾아와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많다. ‘인생살이, 모두들 사는 게 그렇거니’생각하고 그 부분에 대해 특별히 생색내는 일 없이 살던 중 2년 전의 일이다.

사적인 자리에서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나게 되었다.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있는 자리에서 일상의 대화로 돌아가 모두들 자식을 둔 부모의 입장에서 함께 공감하여 요즘 교육에 대해 몇 마디 나누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그 남자는 전화를 걸어 앞으로 본인의 가정사나 교육에 대해 답답한 일이 생기면 상담을 받고 싶다며 요청해 왔다. 늘 그랬듯이 별 다른 부담없이 그렇게 하겠다고 흔쾌히 승낙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남자의 부인이라며 나에게 전화가 왔다. 이게 왠일인가! 그 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 부분에 그다지 예민하지 않았던 나에게 일방적 욕설 공세를 하며 왜 남의 남자와 통화하고 만났느냐며 밤낮으로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알고 봤더니 평소 그 부인은 수첩이나 핸드폰 최근 번호를 매일 확인하는 등 남편을 극도로 의심하는 의부증 환자였다. 나뿐만 아닌 내 남편에게까지도 찾아와 협박해서 그쪽 남자에게 협조를 요청해 보았지만 그 남자도 부인의 그러한 무지한 행동에 대해 예전부터 포기 상태라며 오히려 우리에게 하소연했다.

때로는 마음을 다스리고 그 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 그렇게 사는 본인도 그보다 더 불행한 일은 없을 것이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이런 일은 내 인생의 치부이므로 드러내고 싶지 않은 부분이다.

그럼에도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정하고, 이해심 많고 남에게 배려할 줄 안다는 장점을 이용해 어느 한 사람에게 그렇게 힘들게 한다면 그 대가 치고는 너무도 엄청난 혹사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만나는 일까지도 손과 익을 따져서 가린다면 이 얼마나 삭막한 세상이 될까 염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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