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강원도 동해안에 위치한 송지호 해수욕장과 오대산 기슭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굵은 장대비가 휩쓸고 간 뒤안길에는 바다 바람에 묻어있는 특유한 짠 냄새가 코끝을 스치고 애꿎은 파도는 뭐가 그리도 신바람이 났는지 ‘영차, 영차’ 힘차게 줄을 당기고 있었다. 그 파도에 내 마음을 실어 그간에 나의 삶에 대해 잠시 묵상에 잠겼다.

오랜 세월 끝에 다시 돌아온 내 고향인 안식처, 내가 태어난 곳은 서해라는 것 외에는 전혀 다를 바 없는 방파제가 쌓여있는 등대 길이였다.

양철 바구니를 한 손에 들고 또 한 손에는 호미 들고 썰물에 맞춰 바다로 나가 바지락, 굴 따면서 콧노래 부르며 하늘 한번 쳐다보고 바다 한번 바라보던 소녀시절, 그때는 왜 그리도 뻘 냄새가 쿵쿵하고 싫었던지…

이제와 돌이켜 보면 그 시절이 있었기에 때로는 힘이 들고 버거울 때면 푸른 바다에 내 어깨를 기대어 위로하며 살 수 있을 것이다.

부모님 뱃속에서 잉태되는 순간부터 수없이 받아온 교육의 원근이라고 할 수 있는 밥상머리 교육, 스승으로부터의 참된 가르침, 성인이 되어서 내 스스로 꿈꿔 오며 나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의 불합리했던 여러 형태의 조건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결국 내가 만들었기에 내가 잘 거두어들이려는 마음 자세와 노력에 달려 있다는 결론이 들어 있는 한 짐 보따리를 가슴에 안고 그곳을 떠나와야만 했다.

여름 휴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요즘 정치적인 각도에서 바라보면 대통령 아들들의 이권개입 비리 등 얼마나 세상이 시끄러운가! 뉴스, 신문 모두가 하나같이 난리가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각자 생활에서 한가지씩 활력소를 찾아 마음을 융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름이기 때문에 바닷가에 가고 남이 가니까 나도 가는 만연된 형식의 여행보다는 나를 포함하여 주위를 생각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알찬 여행길이 되길 기대해 본다. <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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