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 좋은 경험을 쌓기위해 사우디로 취업을 가게 되었다. 처음으로 타보는 비행기도 무척 낮설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코 끝에 전해오는 이국 풍취속에 부모형제 떠나 낮선 땅에
서 보낼 2년이란 세월을 생각하며 많이도 울었던 기억이 난다.

20여 명의 동료들과 아시르 지방에 있는 센트랄병원 남자 내과 병동에 배치를 받게 되었다. 그곳의 겨울은 우리나라 3~6월과 같은 날씨가 계속되는 곳이었다.

돌로 뒤덮인 산에는 우리나라 산과는 대조적으로 풀과 나무라곤 찾아보기 힘든 곳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생활 풍습의 차이는 무엇보다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했다. 여성들의 사회 생활과 지위는 거의 없는 것 같았고 온몸을 심지어 얼굴에 조차 검은 천으로 가리고 다
니고 천속에 예쁜 화장과 옷 조차도 오직 남편과 가족들만이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병원 구조도 여자 내과 남자 내과 식으로 남녀칠세부동석이란 옛 속담이 실감나게 생활하고 있었다.

이렇게 남과 여를 확실하게 갈라 놓고 여성의 사회 진출을 차단시킨체 살아가고 있는 그들. 문득 그들이 여성을 사회 풍습에 얽매여 두지 않고 사회 진출을 인정한다면 지금보다는 더
욱더 힘있는 강대국으로 변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공부를 힘들게 해서 결혼이란 테두리 안에서 안주해 버리고 마는 우리의 여성들도 비단 그 속엔 우리내 남성들의 강한 우월 주위가 뿌리내려 있지는 않은가 묻고 싶다. 물론 육아 문제라는 것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육아 문제는 꼭 여성이 떠 맡아야 하는 것인가. 남자들의 이기적인 생각으로 여성을 집안에 가두어 두고 여성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으려는게 아닌가 묻고 싶다.

좀더 지혜로운 남편이라면 부인의 숨은 능력까지도 밖으로 끌어내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수는 없는 것일까.
세월이 변해 우리 남편들의 의식 구조도 많이 변해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더 많이 변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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