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짜’는 700만 관객을 끌어 모으며 크게 흥행했다. 모 방송국에서 연속극으로 다시 만들고, 케이블 방송에도 심심찮게 나온다. 이런 영화들은 제목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세계가 궁금하기 마련인데, 전문적인 도박판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하지 않겠는가. ‘타짜’는 영화도 잘 만들었지만 그 궁금증이 흥행을 성공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원작자인 허영만 화백은 어느 미디어와 인터뷰에서 타짜는 결국 “다른 사람보다 패를 한 장 더 갖는 자가 이긴다.”는 법칙을 말한다고 했다.

결국 도박판에서 돈을 따려면 상대보다 높은(경쟁력이 있는) 패를 한 장 더 가지려고 각고의 노력으로 실력을 연마하는 것이 타짜의 생리라는 것이다. 실제로 영화에서 조승우는 타짜가 되기로 결심한 후 스승인 백윤식의 집에서 숙식을 하며 오랜 기간 동안 피 눈물 나는 노력을 한다.

핵심역량 키우는 것이 중요

타짜의 원리가 도박판에서만 적용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직장에서든 사업에서든 다른 사람보다 경쟁력이 있는 주특기가 필요한 시대다. 옛말에 ‘열 가지 재주 있는 사람이 밥을 빌어먹는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재주가 몇 가지 있느냐보다 그것이 얼마나 경쟁력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한 가지 주특기가 있어도 자신만의 독창적인 내용이거나 다른 사람을 뛰어넘는 실력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계발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 하지만 한 차원 높은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이 필요한데도 겨우 ‘할 수 있다’ 수준에서 머무르고 만다. 이것저것 기술은 많은데 필살기가 없다.

현대 경영에서는 그러한 능력을 ‘핵심역량’이라고 한다. 핵심역량의 가장 중요한 척도는 상황과 관계없이 성과를 낼 수 있느냐다. 즉 시장에서 통하는 정도가 그 역량의 가치를 말해준다. 따라서 실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핵심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반드시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지금 훈련하는 핵심역량은 지금 당장 사용되는 것이 아니고 미래에 사용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핵심역량의 내용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 괜찮다고 생각되는 것 중에 가까운 미래에 가치가 상실되는 것도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량은 단기간에 습득할 수 없으므로 선택에 주의가 필요하다. 긴 안목으로 미래의 필요를 세심하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단순한 경리업무는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일정 이상의 급여를 받기 어렵다. 사회 초년생은 상관없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미래에 자신의 기대를 충족하기는 어렵다. ‘타짜’라는 영화에서 보면 전문 도박판은 결코 ‘운칠기삼’의 요행수가 통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곳에서 한물간 기술로 덤벼들다가 망신을 당하게 된다. 자신에게 있는 패가 경쟁력이 있는 패인지 자신의 역량과 시장상황을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역량을 가치로 전환하는 태도 필요

그 영화에서 중요한 교훈을 주는 장면 중 하나는 조승우가 전설적인 타짜 짝귀와 만남이다. 하지만 그는 짝귀를 몰라보고 자기 기술을 과신하여 사용하다가 결국에 모든 것을 잃는다. 도박판이 끝난 뒤 그가 짝귀인 걸 알고 나서 그에게 자신의 패를 어떻게 알았는가를 물어본다. 짝귀는 “네가 내 눈을 쳐다볼 때, 네가 장난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한다. 그 경험으로 조승우는 타짜는 기술 이상의 중요한 것이 필요함을 알게 된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나를 능가하는 사람이 어디엔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다. 내가 최고의 역량을 갖고 있어도 그 역량이 빛을 발하려면 나의 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렇듯 기술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은 타짜의 세계에서도 기술을 다스릴 수 있는 태도가 필요했다. 현대에도 최고의 역량(실력)을 가진 사람은 많다. 그러나 기술적인 역량만으로 성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의 삶이 성공적이기를 기대한다면 경쟁력 있는 한 장 더 많은 패 즉, 역량뿐만 아니라 그것을 빛나는 가치로 전환시키는 태도가 필요하다. 스펙 갖추기를 강요하는 시대에 화룡점정의 태도를 배울 곳이 없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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