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싣는 순서>

1. 지역화폐에서 대안을 찾다
2. 지역화폐공동체<1>
3. 지역화폐공동체<2>
4. 지역화폐공동체<3>
5. 호주의 레츠<1>
6. 호주의 레츠<2>

시드니레츠 거래의 날인 지난 10월20일 레츠 회원이 주민에게 레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호주는 레츠 운동의 메카로 꼽힌다. 한때 세계 최대 규모의 블루마운틴 레츠가 운영됐던 지역이다. 요즘엔 시드니 레츠가 대표적이다. 시드니 레츠의 회원은 가정주부, 정년 퇴직자, 회사원 등 총 800여명. 이들은 대안화폐 ‘오페라’를 사용하고 있다. 시드니레츠 역사를 통해 그들이 주목받는 이유를 알아봤다.

‘오페라(Operas)’를 사용하는 시드니레츠는 2003년 10월 5명으로 시작해 2008년 등록회원이 800여 명까지 늘어나는 등 지역에서 빠르게 정착했다. 현재 750 여명이 매주 1270오페라를 거래하고 있다.

시드니레츠는 앞서 소개한 멜라니레츠와 인연이 깊다. 1995년 일라와라레츠에서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던 자끼는 1995년 시드니 북부에서 열린 레츠 컨퍼런스에에서 멜라니레츠 참여자 안줍(Ann Jupp)을 만났다. 안줍은 질 조르단(Jill Jordan)의 자매로 그는 캐나다의 마이클 린턴을 만난 후 호주에 레츠를 소개한 사람이다.
안줍은 자끼를 위해 여러 조언들을 해주었다. 이후 자끼는 멜라니에서 열린 호주 레츠컨퍼런스에서 컴퓨터 시스템을 통한 레츠지원 체계를 소개하고 레츠에서 사용하는 레츠철학과 방법을 정보 리플릿과 매뉴얼을 제작했으며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레츠에 참여하게 되었다. 1990년대 후반에는 참여자가 200명을 넘어섰다. 이 시스템은 한달 간 2만 와라(레츠단위)이상 거래 됐다.

1999년에 일라와라는 전국 레츠 컨퍼런스의 주최 레츠가 됐으며 자끼는 2001년 시드니로 이동했다. 그녀가 떠난 뒤 후임자가 없었던 일라와라레츠는 2년 후 문을 닫았다.

그 후 자끼는 존닐슨(John nielsen)과 함께 2003년 시드니레츠를 시작했다. 이후 존은 코디네이터와 함께할 위원회를 구성했으며 레츠는 다시 조직되기 시작했고, 일년이 지나 자끼는 코디네이터가 됐다.

자끼는 일라와라에서 작성한 정보를 업데이트했고 레츠 이용자들의 교육에 성공적으로 활용했다. 이 출력물에는 지역센터와 도서관을 포함한 타니아 필베르섹(Tania Pilbersek)의 사무실도 포함됐다. 이용자들은 100여 명으로 빠르게 늘었다.

자끼는 그녀가 발전시킨 일라와라의 원칙을 제시하고 매월 A4 1쪽 분량의 뉴스레터를 제공했으며 이용자들은 쉽게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 워털루에 있는 더 팩토리 커뮤니티 센터(Factory community Center)는 레츠의 시스템과 사무실이 위치해 있으며 거래장터(trading Day)가 열리는 장소로 이용됐다. 거래장터는 참여자들이 자신의 물건과 교환하는 월례모임으로 확대됐다.

평소 ‘레츠는 뿌리’라고 강조한 자끼는 일라와라레츠의 실패를 거듭하지 않기 위해 후임자 교육에 집중했다.

 

레츠 활동가 교육, 온라인 시스템 도입으로 회원 확대

호주에서 사용되는 CES(the Community Exchange System)시스템

2005년 시드니레츠와 일라와라레츠는 통합돼 시드니 일라와라레츠로 활동을 시작했다. 시드니 일라와라레츠는 남아프리카 출신의 프로그래머 팀젠킨과 함께 CES(the Community Exchange System)를 도입해 이용자(menber)가 인터넷에 자신이 제공할 것들의 목록을 올리고, 거래하고 싶은 것들의 목록을 올리도록 했다. 이것은 코디네이터가 수행할 엄청난 양의 행정업무를 덜어주고 이용자가 스스로 할 수 있어 이용자의 결합력(Membership)과 거래를 촉진하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이 온라인 시스템은 국제금융위기 때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2008년 10월 이용자는 290여 명으로 증가했다.

그리고 거래장터(Trading Day)는 해마다 4번씩 열었다. 거래장터는 주로 팩토리커뮤니티 센터에 마련됐으며 북부 퍼머컬쳐(자급자족 환경농업)와 시드니 퍼머컬쳐 멤버들과 협약을 맺고 이 회원에게 자동적으로 멤버십을 부여했다. 이렇게 들어온 이용자들로 레츠 이용자는 800명을 넘어섰다.

양적 성장을 해온 시드니레츠에도 문제는 드러났다. 시간당 정해진 거래금액 비율이 다라 다른 지역화폐와 교환을 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특히 단체로 유입된 회원들은 거래의 필요성에 공감하지 못했고 늘어나는 회원에 비해 거래 참여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결국 농부들의 거래 목록에 ‘+’계정이 쌓여도 거래량은 점점 줄어갔다.

내부 토의를 거친 활동가들은 화폐 가치를 다시 책정하고 거래를 하는 사람들의 관계에 집중했다. 시드니레츠 활동가들은 거래를 끈끈하게 유지하기 위해 영화의 밤, 의류교환, 도시락 저녁부페 등의 행사를 진행하며 우정을 쌓았다.

또한 지역사회그룹에 레츠를 설명하고 이야길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이 활동들은 새로운 이용자의 참여를 촉진하고 레츠의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푸드뱅크 생태그룹, 퀘이커 그룹, 새로 도착한 이민자, 복지기관 이용자 등이 그들의 파트너였다. 레츠에서 활동하는 코디네이터들은 레츠가 ‘희망’이라고 강하게 믿고 있었다.

지난 10월20일 ‘시드니레츠 거래의 날’에서 만난 시드니레츠 공동수석 코디네이터 다이아나 반 벨<사진>은 “시드니레츠 위원회와 함께 좀 더 많은 레츠거래장터와 이용자 증가를 위해 노력하고 레츠 워크숍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용자들은 워크숍을 통해 그들의 전문 영역에서 다른 이용자들을 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의 활동을 인터넷 사이트나 유트브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폭 넓은 지역과 연대하며 교류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어려운 이웃들이 레츠를 통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인터넷 쇼핑하듯 레츠 거래 활발해 질 것”

‘유닛’으로 거래하는 브리즈번레츠

브리즈번레츠에서 활동하는 마이클과 아드리안(앞쪽부터)

59세 동갑내기 마이클과 아드리안은 브리즈번레츠에서 만난 회원이다. 마이클은 현재 브리즈번레츠 회장직을 맡아 레츠를 관리하고 있다. 또 마이클은 과거 회장을 맡았으며 꾸준히 거래에 참여한다. 대안적인 삶을 살며 레츠로 다양한 거래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은 오랜 기간 동안 회원들과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200여 명의 회원의 ‘유닛’(unit) 거래량은 매주 360유닛 정도. 브리즈번 인구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아주 튼튼한 공동체로 꼽힌다. 브리즈번레츠 역시 수기로 장부에 기록을 하다 최근 시드니레츠처럼 CES시스템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이들에게 브리즈번레츠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도시규모에 비해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것 같은데.
“브리즈번에서만 거래를 하는 것이 아니다. 인터넷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다른 지역과 거래를 많이 하고 있다. 회원이 많아도 실제 참여하는 회원이 적은 경우가 흔하다. 종이 거래에서 인터넷 거래로 바뀐 지 6년 정도 됐는데 지역에서 또 다른 지역으로 연대가 강화됐다. 거래품목은 3개월에 한 번 씩 업데이트 하고 있다.”

-레츠에 참여하고 난 후 생활변화가 있다면.
“초기에 참여하는 회원들은 레츠가 무엇인지 호기심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경제 상황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결합된다. 그렇다고 레츠로 생활에 큰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전기요금 등 기존 생활비는 화폐로 해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순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레츠로 집수리, 마사지, 정원가꾸기, 이삿짐 운반 등에 따른 비용이 절감됐다면 회원들의 생활에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본다. 집을 급하게 옮겨야 하는데 1000달러가 없다면 레츠로 해결이 가능하다. 브리즈번레츠에서는 -500유닛까지 적립이 가능해 500유닛만 있으면 이사를 갈 수 있다. 간혹 그 조차 없는 경우가 있다면 ‘-’계정을 두고 ‘+’계정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브리즈먼레츠의 매력은 무엇인가.
“브리즈번레츠는 회비를 한 번만 내고 평생 활동할 수 있다. 또 거래보다 회원들간 교류를 하는 관계가 매력적이다. 이웃과 만나 친분을 쌓고 레츠에 가입해서 함께 활동하는 것이 좋다. 이 때문에 회원유입이 저조한 편이다.”

-레츠를 어떻게 전망하나.
“인터넷 시스템을 통해 거래망이 넓어졌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레츠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거래도 활발해 질 것이다. 앞으로 레츠를 하는 사람들이 인터넷 쇼핑을 즐기듯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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