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유통…예산 지원
지역자원 역외유출 최소화
카드, 모바일 등 전자결제 가능

싣는 순서

1. 지역화폐에서 대안을 찾다
2. 지역화폐공동체<1>
3. 지역화폐공동체<2>
4. 지역화폐공동체<3>
5. 호주의 레츠<1>
6. 호주의 레츠<2>

▲ 춘천지역내에서 통용되는 지역화폐 ‘이삭녹색통화’는 강원도 화폐 발행으로 이어지는 토대가 됐다.
강원도는 지역 외로 유출되는 4조원 규모의 자금을 다시 지역으로 순환시키기 위해 ‘지역화폐’를 발행하기로 했다. 광역도시에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강원도가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강원지역사회통화 ‘GWCC(GangWon Community Currency)’는 2015년부터 강원도 18개 시·군 전역에 유통될 계획이다. 강원도청 사회적경제과에 따르면 강원도 지역화폐 발행 계획은 2014~2018년 추진할 ‘강원도 사회적 경제 종합발전 5개년 계획’의 하나다. 

지역화폐 유통을 위해 내년도에 예산 1억7000만원을 확보하고 관련조례제정에 이어 지역통화센터를 설립해 화폐의 발행, 유통, 회수의 업무는 물론 회원의 가입 및 탈퇴, 가맹점 발굴과 퇴출, 지역통화 상환기금을 이용한 무이자 대출심사, 지역화폐 홍보 및 교육, 온․오프라인 회보 발행, 홈페이지 운영 등을 하게 된다.

이렇게 발행되는 1000GW는 1000원과 화폐가치가 같다. 발행화폐는 물물교환의 수단으로 쓰이기 때문에 유효기간은 2년으로, 이 기간이 지나면 무효가 된다. 지역화폐를 사용하는 대상은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자활기업, 소상공인, 가공유통업자, 소비자 등이다. 또한 기존 지역통화에서 거래되는 종이화폐뿐 아니라 체크카드나 모바일 형태로 결제하는 방식도 도입된다.

강원도청 사회적경제과 박광용 풀뿌리기업담당은 “도에서는 내수경기와 자금의 외부 유출을 막아 지역순환경제를 활성화 하는 한편, 고용창출과 지역공동체 복원을 위해 도입하게 됐다”며 “ 국가통화시스템에서 소외된 지역사회와 개인을 정책범위에 포함하면 사회안전망 확충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원도가 이렇게 지역화폐 유통에 도전할 수 있었던 계기는 민간공동체에서 운영하던 춘천녹색화폐센터의 적극적인 제안 때문이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올해 초 지역통화 도입을 검토하고 이를 정책 수립에 반영한 것이다.

춘천녹색화폐센터 한재천 센터장은 “지역의 자본이 대형마트와 대기업 등에 의해 수도권으로 빨려나가는 것을 견제할 수 있다는 점을 도지사에게 호소했다”며 “민 ・ 관이 함께 지역화폐를 사용한다면 지역경제 토대가 튼튼해지고 실물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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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처음으로 도입된 쌀본위 ‘이삭녹색통화’의 운명

쌀 수매 자금으로 선지급
1천이삭에 쌀 1천원 가치

춘천지역 내에서 통용되는 지역화폐 ‘이삭녹색통화’는 2012년 7월부터 12월까지 발행되다 6개월 만에 유통을 멈췄다. 그러나 작은 도전은 강원도의 큰 도전으로 확산되는 도화선이 됐다.

▲ 춘천녹색화폐센터가 발행한 ‘이삭녹색통화’ 광고 글


춘천녹색화폐센터는 지역 농가를 보호하고 지역에 돈이 돌 수 있도록 쌀본위 화폐 ‘이삭녹색통화’를 만들었다. 1000이삭은 쌀 1000원의 가치를 담아 현금 1000원으로 1000이삭을 구입할 수 있고 추후 쌀 327g으로 교환할 수 있는 거래방식이었다.

이렇게 발행된 화폐는 당시 춘천시내 30여 곳의 가맹점에서 현금과 함께 통용됐다.
이삭통화는 춘천녹색화폐센터와 가맹점에서 10%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됐으며 이렇게 모인 자금은 춘천지역 농민들에게 쌀수매 자금으로 선지급 됐다.

가맹점에서 받은 지역화폐는 지역농가들이 그 해 가을 수확한 지역내 무농약 쌀과 교환되고 이월되지 않았다.  쌀을 지키려는 의지가 담긴 ‘이삭녹색통화’가 남긴 것은 무엇일까. 춘천녹색화폐센터 한재천 센터장에게 들어봤다.

▲ 춘천녹색화폐센터 한재천 센터장
-쌀본위 지역화폐를 발행하게 된 배경은.
“정부는 우리 쌀을 지키려는 의지가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수입산 쌀이 값싸게 들어오는 상황에서 쌀농사를 지킬 수 있는 대안을 찾게 됐다. 쌀 수매 자금을 선지급 할 수 있는 방안으로 쌀본위 지역화폐를 발행하게 됐다. 또 지역화폐가 지역경제를 선순환시킬 수 있는 매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삭통화 유통을 중단한 이유는.
“쌀 값 변동에 대한 기준을 정하지 않았고 가맹점에서 받은 화폐를 쌀로 교환하다보니 가맹점에 쌀이 쌓이기 시작했다. 생협을 제외하고 기본적으로 현금 정산이 필요한 가맹점이 있었다. 무엇보다 화폐를 발행하는 주체의 역량이 부족했다. 위폐를 방지를 할 수 있는 장치가 없었고 이것을 확대시켜나가기 위한 행정력이 담보되지 않았다. 다시 시작한다면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고 유통시킬 수 있다.”

-강원도에 지역통화 유통을 건의했는데.
“관에서 하면 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사람은 멀쩡한데 돈이 없어서 못 산다면 이보다 비참한 일이 있을까? 관에서 추진한다니 다행이다. 돈은 넘쳐나지만 돈의 노예가 되어 사는 것이 지금 우리의 모습이다. 그러나 돈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것이 지역화폐의 당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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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레츠 물꼬를 튼 지속가능도시연구센터  박용남 소장이 전하는 ‘레츠의 비전과 전망’

“레츠는 지역, 국가, 세계를 바꾸는 촉매제”

▲ 지속가능도시연구센터 박용남 소장
-대전에 레츠를 처음 소개했는데.
“한밭레츠는 국내외에 많이 알려져 있다. 한밭레츠는 의료생협과 결합해서 작동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 원도심레츠처럼 문화운동과 결합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확장성이 강하다. 사실, 레츠 운동을 10년 이상 하기 쉽지 않다. 한때 국내에만 30~40개 정도 됐는데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하지만 한밭레츠는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지역과 밀착돼 자리잡아 나가면 지역공동체은행 운동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본다.”

-지역에서 레츠가 왜 필요하다고 보는가.
“지역레츠가 법정화폐를 대체 할 수는 없겠지만 기존 경제 시스템에서 화폐는 외부로 빠져나가게 된다. 반면 화폐가 없는 거래 시스템인 지역화폐는 적은 돈만 있어도 그 자원이 공동체 안에서 유지되기 때문에 지역주민들은 레츠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돈이 없는 사람들조차 지역경제시스템에 참가할 수 있다. 레츠를 사용하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대항할 세력이 있는 것이다. 지역화폐 내부를 들여다보면 그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레츠는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 거래를 하는 방식이라 관계성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표를 지역경제 활성화에 두느냐, 지역공동체 복원에 두느냐에 따라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운동하는 사람이 다양한 방식으로 촉매작용을 하면 그 비중은 커진다고 본다.”

-레츠는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기본적인 공부가 됐다면 고민하지 말고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다. 무슨 일이든 시행착오를 겪지 않을 수 없다. 법정화폐만 쓰던 사람이 지역화폐를 받으면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밭레츠도 초기에는 거의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거래량이 늘어났다. 우선 시작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단 거래를 활성화 시키려면 최소한 전담 인력을 두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레츠를 전망한다면.
“지역이 달라지면 국가를 바꾸고 세계를 변화시키게 된다. 모든 문제는 지역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에너지, 환경 등 모든 문제의 열쇠는 지역에 있다. 지역단위 설계를 새롭게 해야 한다. 다시 한 번 되돌아 봐야한다. 기존 지역화폐 운동이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문제가 있다면 풀고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낼 때다. 레츠를 제대로 설계하면 낙관적으로 본다. 그렇게 하려면 전담하는 기구들이 만들어져야 한다. NGO단체에서 간사 한명 두고 운동 못한다. 최소한 전담 인력이 있어야 시행착오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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