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할 때 필요한 물건을 잊고나갔다가 다시 돌아가서 챙겨 나온 경험들은 모두에게 있다. 예를 들면 지갑이나 자동차 키, 혹은 휴대폰 등 바쁜 아침 시간에 이것저것을 챙기다보면 혹시 하나라도 빠뜨릴까봐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이럴 때 나만의 비결이 있다면 그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필자는 문을 나서는 순간 3을 기억하고 확인한다. 반드시 챙겨 나와야하는 물건이 세 가지란 의미다. 휴대폰, 자동차 키, 그리고 지갑이다. 이 원칙을 사용한 후부터 아침에 뭔가를 잊고 나올까봐 염려하지 않는다.

결정을 하는 일도 비슷하다. 이러한 원리를 적용하면 보다 쉬워지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결정을 내릴 수 있어서 실수를 줄일 수 있다. 특히 많은 결정을 내리는 조직의 임원이나 CEO는 그때마다 떠오르는 아이디어로 의사결정을 할 때가 많다.

그러면 자신도 매번 달라지는 결정과정에 익숙해지기 어렵고, 주변의 직원에게 도움을 받기도 어려워 불필요한 실수를 하게 된다. 이렇게 사소한 실수나 비효율적인 결정이 경영에 어려움을 초래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의 히스교수는 최근에 발간한 『자신 있게 결정하라』에서 의사결정 프로세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의사결정을 할 때 ①선택 안을 늘려라 ②검정의 과정을 거쳐라 ③충분한 심리적 거리를 확보하라 ④틀렸을 때를 대비하라고 제언한다. 이러한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활용하면 직감으로 인한 실수를 줄이고 보다 효과적인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충분히 근거가 있다. 의사결정을 할 때를 생각해 보면 그 내용에 몰입해서 객관적인 태도나 관점을 유지하기가 어렵고, 효과를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프로세스는 어떤 형태로든 그 방법이나 내용을 지속적으로 반복할 때 영향력이 증가한다. 경영학에서는 ‘생산을 할 때 생산물의 수량이 증가할수록 학습효과가 커진다’고 한다.

학습 효과는 제품 생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생산비용을 절감하게 한다. 생산비용의 절감은 결과적으로 시장에서 그 상품의 경쟁력을 높게 만든다. 이는 동일한 작업을 반복했을 때 생기는 결과다.

의사결정이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과 동일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의사결정도 하나의 생산물이기 때문에 동일한 원리가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원리를 반복적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나도 오랫동안 4가지 의사결정 원리를 사용하고 있다. 그것은 ①결정의 주체가 누구인가?(내가 반드시 해야 하는 결정인가?) ②얼마나 중요한가?(결정의 영향력이나 결과는 어느 정도인가?) ③가장 중요한 내용은 무엇인가?(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④언제까지 결정해야 하나?(시간은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가?)이다. 자신의 기호에 따라서 어떤 내용이든 자신의 독창적인 프로세스를 만들어서 활용할 수 있다. 좋은 의사결정을 했던 경험을 살려서 만들어 볼 수 있다. 기억해야 할 것은 이러한 간단한 원리라도 적용하면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정은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함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프로세스가 없으면 결과를 내기 어렵다. 회의 때마다 느끼지만 좋은 결과를 말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문제는 기대하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과정을 누가 알고 있으며 실행할 수 있느냐다.

간단해보이지만 나만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만들어 실행해 보면 의사결정뿐 아니라 다른 일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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