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이 살아가는 ‘지역화폐’ 운동 확산
지역공동체에서 통용 ‘얼굴을 가진’ 통화제도

 

대전 한밭레츠에서 통용되는 지역화폐 ‘두루’. 종이 화폐로 발행되다 위폐 등의 우려로 현재는 홈페이지에서 가상계좌로 거래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국민 1인당 가계부채는 60여 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가정의 부채 외에도 엄마 뱃속에서 태어나자마자 떠안는 빚이 있다. 국가가 준 빚 1000여 만원을 비롯해 거기에 붙는 이자 40여 만원까지 감당해야한다. 또 용인시의 채무까지 부담하면 채무는 늘어나게 된다.

이처럼 한 사람이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해 돈을 벌며 고군분투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돈에 의존해 살아가는 사이 삶의 목적은 돈에 맞춰져 버리고 만다. 결국 돈을 좇는 과정에서 사람은 사라지고 비극만 남는 요즈음, 우리에게 이러한 질문이 돌아온다.

“돈 없이 살 수 없을까?”

이 질문의 답을 찾는 사람들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실제 유통되는 돈 대신 ‘지역화폐(LETS·Local Exchange Trading System)’를 사용하며 대안을 찾아 나선 것이다.

1983년 캐나다 벤쿠버 인근의 작은 마을 코목스 밸리에서 처음 시작된 후 현재 미국, 일본, 캐나다, 영국, 독일, 호주 등에서 약 3000여 개의 지역화폐가 쓰인다. 한국에도 대전 한밭레츠의 ‘두루’를 중심으로 성미산마을 ‘희망두루’, 부산 사하품앗이 등 30여개 공동체에서 다양한 형태로 통용 중이다. 용인에는 문탁네트워크 공동체에서 ‘복’을 쓰고 있다. 강원도는 오는 2015년 ‘강원도 화폐’ 유통계획을 발표하고 예산까지 마련한다.

대전 한밭레츠 김성훈 대외협력실장은 “지금 사용하는 화폐가 특정한 개인의 사익을 위해 발행되는 화폐고 이 화폐가 우리의 삶을 위협한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며 “더 늦기 전에, 우리는 새로운 도전을 할 때이며 그 도전의 핵심은 우리가 스스로 화폐 발행권을 갖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레츠는 돈을 찍어내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과 서비스 교환을 통해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자가 붙지 않는 돈, 지역사회에 쓰이는 돈, 벌지 않고 필요할 때 발행하는 돈….

꿈이 현실이 되는 공간은 사람과 사람이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삶을 공유하는 지역사회 공동체 생활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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