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능력을 뛰어 넘는 초능력자들이 있다. 엄청난 힘을 가진 수퍼맨, 하이테크로 무장한 아이언맨, 빌딩 사이를 누비는 스파이더맨….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여러 가지 초능력 중 하나를 가질 수 있다면 무엇이 제일 좋을까?

어떤 사람은 미래를 보는 능력을 갖고 싶을 것이다. 영리한 선택이다. 다음 주에 100억 짜리 로또 주인공이 되어 인생을 역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대학 어느 학과가 정원 미달일지 안다면 머리 터지게 공부할 필요도 없다. 주가 변화 추이를 예측할 수 있다면 부자로 가는 급행열차의 VIP석에 앉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런 예지 능력은 나하고는 전혀 관계없는 것 같아 보인다.

동물들에게도 신기한 능력이 있다. 비둘기는 수백 킬로미터 밖에서도 집을 찾아오고, 박쥐는 어둠 속에서도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동물이 이런 능력을 타고 나듯이 우리에게 미래 예측 능력이 있다고 말하면 어떨까? 인간에게 이미 있지만 활용하지 않는 것뿐이라고. 정말이다. 우리는 누구나 미래를 알 수 있다.
도저히 못 믿겠다면 증명할 수 있다. 앞으로 일 년 동안 양치질을 하지 말아 보라. 분명히 치아는 엉망이 되고, 결국 아픈 턱을 부여잡고 치과로 갈 것이다. 매일 인터넷과 홈쇼핑으로 갖고 싶은 물건을 모두 사라. 머지않아 은행 잔고는 바닥이 나고, 카드는 정지될 것이다. 지금 옆에 있는 친구나 동료의 뺨을 힘껏 때려 보라. 비슷한 것이 날아 올 것이다. 골프공을 정면 벽에다 힘껏 던져라. 그대로 가만있으면 어디가 부러질 수도 있다.

너무나 당연한 소리라고 무시하기 전에 우리가 평소 얼마나 이런 예지 능력을 사용하지 않는지 생각해 보자. 생각 없이 먹어 치운 치즈케이크는 내 아랫배 지방으로 변하고, 무심코 내뱉은 험한 말이 남의 가슴에 평생 상처로 남는다.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은 우리를 관계의 파국에서 보호할 수 있다. 퇴근했을 때 반겨주기는커녕 정신없이 드라마에 빠져있는 아내에게 한 소리 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경우 5분 후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예지 능력을 사용하자. 며칠간의 싸늘한 집안 분위기를 예방할 수 있다. 수도 없이 반복해서 가르쳐 주었건만 말귀를 못 알아듣고 또 틀린 숫자를 보고하는 김 대리에게 호통을 치기 전에 이 능력을 사용하자.

새로 인원 충원할 고생을 덜게 된다. 이 능력을 잘 사용하면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 점점 줄어들 것이다. 야간 운전을 할 때 사용하는 전조등이 비춰주는 거리는 전방 100미터가 고작이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그 앞에 있는 새로운 100미터를 볼 수 있기에 전조등의 짧은 능력으로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부산까지 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1분 후 미래, 5분 후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있다. 이 고마운 능력을 얼마나 잘 사용하는가는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짧은 미래를 지배하는 자가 먼 미래까지 지배한다. 우리는 모두 미래를 볼 수 있는 초능력자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