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비(B)와 디(D) 사이에 있다고 한다. 비와 디 사이에 씨(C)가 있다. C는 선택(Choice)이다. 인생에서 선택과 결정만큼 어려운 일이 있을까?

높고 책임이 큰 자리에 있는 분들에게 가장 어려운 일이 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결정’이라고 한다. 우리가 하는 결정에는 진학·입사·결혼 같이 매우 중요한 일도 있고, 옷·넥타이· 교통편을 고르는 것처럼 사소한 일도 있다. 하지만 쉬운 결정은 없다.

중요한 일이든 사소한 일이든 그 결정에 따라 자신의 삶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결정이 중요하지만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기본원칙을 정하고 활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모든 결정이 상황적이고 사안에 따라 달라 원칙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원칙은 필요하다. 원칙이란, 있을 때는 그 가치를 모른다. 그러나 없을 때는 예상하지 못한 불행한 일들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 결국 대가를 지불한다.

따라서 상황에 따른 결정이 아니라, 원칙을 정하고 상황을 그 원칙에 대입하여 활용하면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알아 두면 도움이 되는 4가지 결정원칙을 한 가지씩 연재하려고 한다. 이번에는 첫째 원칙 ‘목적을 확인하라’를 살펴본다.

결정에서 가장 먼저 생각할 요소는 목적이다. ‘나는 왜 이러한 결정을 하는가?’를 질문해야 한다.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다 보면 처음에 생각했던 목적이 바뀌어 있을 때를 종종 경험한다.

처음에는 단순한 목적으로 시작했는데, 중간 과정을 거치며 여러 가지 목적으로 바뀔 때도 있다. 피할 수 없는 상황도 있지만 대부분 목적이 분명하지 않거나 내적으로 아직 정리 되지 않아 그렇다. 따라서 개인은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목적인지, 조직은 조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목적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목적이 변화하거나 불분명할 때는 의사결정을 미루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급하게 결정할 이유가 없다. 이는 항구에서 배가 목적지 없이 출항을 하는 것과 같다.

때때로 자신이 이미 한 말 때문에 하지 말아야 할 결정을 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이러한 결정은 나중에 후회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좋은 결정에는 단순하고 분명한 목적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의사결정을 할 까닭이 없다. 유보하거나 하지 않는 것도 결정이다.

오래 전 나와 같이 살던 한 친구는 구입하고 싶은 물건이 있을 때, 그 비용을 1/10로 나누어서 10일간 매일 그 금액을 모았다. 10일 동안 처음 사려고 했던 제품에 대한 생각이나 필요성에 변함이 없으면 구입을 하고, 중간에 다른 생각이 들면 구입을 포기했다. 어려운 시절이라 매우 효과 있는 의사결정 방법이었다. 결정의 목적이 바뀔 때나, 굳이 할 필요가 없는 결정이라면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잘못한 결정은 돈과 시간 손실뿐 아니라 심리적, 정서적으로도 어려움을 준다. 결정이 목적에 맞는지, 자신의 결정이 올바른지 객관적으로 환기시켜줄 사람에게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결정은 중요한 손익을 좌우하기도 하고 가치관을 가장 잘 나타내기도 한다. 목적에 맞는 좋은 결정을 하는 것은 뛰어난 능력이다. 능력은 대부분 결정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정을 할 때는 신중하게 목적에 맞는지 살피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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