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홍순덕 본부장이 텃밭에서 도시농업 전문가 양성과정 수강생들에게 살리는 농사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도시에 농사공간을 만들어가는 텃밭운동과 도시의 생태적 순환기능을 회복하는 유기순환운동, 농을 통해 공동체를 회복하고 생태와 복지도시를 만들어가는 도시농업 운동을 펼쳐나가고자 한다.”

 

녹지 감소로 인한 도시의 환경문제, 생태적 순환기능을 잃어버린 도시를 생태적으로 회생시키는 것, 도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일, 농업의 보이지 않는 다원적 가치를 도시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대안운동 도시농업. 인천 도심 한 복판에서 도시농업운동을 펼치기 위해 2007년 5월 환경, 여성, 사회운동 단체가 머리를 맞대 설립한 단체가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는 그동안 텃밭과 텃밭교육의 가치 확산을 위해 영유아 프로그램을 비롯해 장애인, 가족체험, 교사연수프로그램부터 도시농부학교와 생태텃밭 강사 양성과정까지 5년 넘게 텃밭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초기에는 노인정과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상자텃밭 등 텃밭보급사업을 주로 진행했다. 텃밭 공간 확보가 쉽지 않아 상자텃밭으로 텃밭보급을 시작했다. 단체를 중심으로 상자텃밭을 보급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운영의지가 약화되고 관리가 제대로 안 되면서 쓰레기로 배출되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같은 시행착오를 겪은 뒤 1평 텃밭이나 옥상텃밭으로 도시텃밭운동을 전환하면서 2009년부터는 텃밭의 가치를 확산하고 텃밭교육의 필요성을 느끼며 텃밭교육과 도시농부 양성, 생태텃밭 양성과정으로 사업방향을 전환했다. 특히 생태텃밭 양성과정은 도시농업활동의 전환점이 되었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텃밭교육을 확산시키겠다는 목표로 지난해까지 세 차례에 걸쳐 배출된 텃밭강사들은 도시농업 활동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텃밭강사들은 영유아프로그램을 비롯, 초·중등, 대안학교, 교사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텃밭의 가치와 도시농업을 전파하고 있다.

 

▲ ▶가좌동 텃밭에는 밭을 갈지도, 퇴비나 물을 주지 않고 자연 상태에서 농사를 짓는 틀밭으로 농사를 짓는 유기순환농업으로 농사를 짓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환경, 공동체 회복 등 농업의 다원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2008년부터 공동체텃밭을 운영한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는 보다 발전된 텃밭운동을 시작했다. 2011년 남동구, 2012년 연수구에서 잇따라 공공주말농장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도 인천도시농부네트워크의 활발한 활동의 결과물이다.

 

‘틀밭’으로 유기순환농업 실천

“주말농장이 친환경으로 작물을 재배하거나 이웃과 이웃이 만나는 만남의 장 역할을 하게 되더군요. 참여하는 주민들 스스로 운영위원회를 꾸려 모여 풀을 뽑거나 농사에 대한 고민을 서로 나누고, 수확시기에는 나눔장터를 개설해 기부하는 등 공동체가 형성되었어요.”
김충기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는 텃밭의 효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해가 거듭될수록 활동이 많아지면서 그간 활동했던 내용을 정리해 공유할 수 있도록 2011년 ‘호미로 도시를 경작하라’는 자료집을 낸데 이어 지난해에는 도시농업 첫걸음부터 마무리까지 텃밭교육활동의 경험과 노하우를 담은 ‘도시, 텃밭과 함께 자라다’라는 교육프로그램 사례집을 펴내기도 했다.

인천에는 도시농업네트워크가 운영하는 가좌동 텃밭과 사회적기업 텃밭사업단이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텃밭 등 공동체 텃밭이 3곳이다. 가좌동 텃밭은 회원들에게 분양한 유기순환농업 경작지로, 또 도시농부학교 등 수강생들의 텃밭실습 현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반면 텃밭사업단이 운영하는 텃밭은 공공형 수익사업으로 일부는 분양하고 일부는 생태학습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20명에 달하는 활동가들은 이 사업단에서 텃밭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도시농업의 가치를 확산하는 공익형 일자리창출의 좋은 사례가 될 듯하다.

지난 19일 취재차 방문한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교육실에서는 마침 도시농업전문가 양성과정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론 수업을 마치고 실습을 위해 나서는 수강생들과 함께 유기순환농업 현장인 가좌동 텃밭을 찾았다.

이 공동체 텃밭은 자연순환유기농업을 하기 위해 지난 4월 처음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도시농업에 관심이 있는 일반회원 40명 중 10명이 유기순환농업을 신청했는데 상당수가 실패하고 말았다. 유기순환농업은 참여자의 실천이 중요한데 대개 취미로 생각했기 때문이란다. 전문가 과정 강사로 활동하는 홍순덕 본부장은 “무늬만 자연순환농업으로 전락했지만 농업은 흙 살리기가 가장 중요한 만큼 실험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텃밭의 가장 큰 특징은 나무로 틀을 짜 농작물을 자연상태에서 재배하는 ‘틀밭’이다. 틀밭은 밭을 갈 별도의 거름을 주지도 않는 자연 그대로 농사를 짓는 밭을 말한다. “비가 오면 비로 땅을 적시고, 비닐이 아닌 풀을 땅에 덮어 목 마르고 배고프게 키워야 가뭄을 덜 타요” 틀밭에는 네트워크 활동가들의 철학이 담겨 있다. 홍 본부장은 수강생들에게 작물 옆에서 함께 자라는 코스모스와 이름 모를 풀을 그대로 둔 채 농사를 짓는 것을 권했다.

“농업은 정답이 없어요. 살리는 농사는 자생적으로 자라는 것을 그냥 두는 것이에요. 이것들이 병해충을 막아주는 역할을 해요.” 홍 본부장의 살리는 농업에 대한 지론이다.

홍 본부장에게 도시농업의 의미를 물었더니 “누구나 경작하고자 하는 본능을 갖고 있어요. 특히 도시민들은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욕구, 텃밭에서 작물을 키우며 힐링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도시농업의 가치를 찾을 수 있어요. 텃밭은 피난처요 휴식처이며 여가활동의 공간이에요. 텃밭을 중심으로 공동체가 형성되기 때문에 소통하고 나눌 수 있어요. 더불어 사는 삶, 도시농업을 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순환농업을 강조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예요. 흙이 죽으면 인간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없어요. 자연순환적인 힘으로 키워내야 흙이 건강해져요.” 도시를 생태적으로 회복시키기 위해 도시농업운동을 시작한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가 설립된 배경이기도 하다.

▲ 도시농업전문가 양성과정 수강생들이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에서 운영하는 텃밭에서 배추씨앗 파종 실습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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