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마을만들기 시범마을로 선정된 처인구 백암면 백봉리 ‘삿갓골“ 마을 주민들이 한 여름 더위도 잊은 채 국화재배 기술 배우기에 여념이 없다. 마을사업에 필요한 역할을 분담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은 국화재배반을 담당하게 된다. 삿갓골은 용인에서 유일한 도 선정 시범마을이다.

오랜 전 한때 용인시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고작 1%에 불과한 백암면. 그 중에서도 백봉 3리 ‘삿갓골’은 140가구(350여명)가 사는 백암 변두리의 작은 마을이다. 이미 초고령화 된 여느 농촌처럼 생활능력을 잃은 노인들이 많고 자작 농가는 단 2가구뿐이다.

요즘은 우후죽순 들어서기 시작한 연립주택에 외지인들의 거주가 늘면서 공동체 형성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 지역이 한강수계구역에 묶여 생산시설 건축은 아예 불가능하다. 반면 인근엔 전국 두 번째로 많은 축산단지가 퍼져 있어 심각한 분뇨냄새가 가시지 않는 환경 속에 놓인 마을이기도 하다.  

이처럼 희망이라곤 없어 보이는 삿갓골 마을에 새바람이 불고 새 기운이 돋고 있다. 자립형 관광자원을 활용한 농촌테마 체험 특화마을을 추진하면서 부터다. 사업의 핵심은 국화동산 조성과 경관 개선을 통해 마을가치를 재발견하고 인근 관광지 방문객을 유치할 체험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주민참여형 소득사업으로 수익창출을 이뤄 돌아오는 마을을 만들 예정이다. 당장 주민들이 모여 가꾼 국화묘목을 활용해 국화마을로의 변신은 물론 꽃을 이용한 차와 향토주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절임배추를 생산해 공동판매에 나서는가 하면 전통 장류까지 만들어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삿갓과 쪽을 의미하는 지명, 입람(笠藍)에서 착안해 천연염색을 만들고 지역특산인 백토를 재료 삼아 도자기 체험 공간도 곧 개설 할 예정이다.

주민소득 창출을 위해 미꾸라지·쏘가리 양식과 자연환경을 활용한 오토캠핑, 농가 민박 유치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삿갓골 만의 차별화된 아이템으로  ‘삿갓골 축제’를 연다는 복안도 마련 중이다.

쇠퇴해 가던 동네에 생기가 돌고 활기찬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는 한편 허물어져가던 공동체가 부활의 기적을 만들어내는 삿갓골 마을. 경기도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마을만들기 시범마을로 선정된 후 절망의 변방에서 희망의 중심으로 꿈틀거리기 시작한 한 농촌마을을 찾아가 본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