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도협 책 꾸러미 전달
놀이판, 이야기극장 등 다양

오지랖 넓은
작은도서관 아줌마
캐릭터로 부활
우리 곁으로 ‘다시’

 

 

2010년 6월15일, 그 후 3년. 용인에서 작은도서관 운동을 하며 일생을 바친 고 박영순 전 용인시작은도서관협의회 초대 회장이 책가방을 메고 다시 우리 곁으로 왔다.

작은도서관의 자원활동가로 대표되는 세 글자 ‘박영순’은 여전히 오지랖 넓다.
이제는 책가방을 둘러메고 사람들을 만나러 가겠단다.

고인의 이름에서 따온 책 꾸러미 ‘영순이 책가방’은 못 가는 곳이 없다. 원하는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그와 함께 활동하고 그의 가치를 이어온 작은도서관 활동가들이 가방을 갖고 간다
암 투병을 하면서도 작은도서관에서 책을 놓지 않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줬던 그의 가방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

작은도서관 활동가들이 영순이 책가방을 제작하는데는 9개월 간의 긴 시간이 걸렸다. 집에서 아이 키우고 살림하는 아줌마들에게 대장정이었다. 영순이 캐릭터를 탄생시키고 함께 읽을 책을 선정하고 놀이도구를 개발하는 일에 먹을거리를 챙기는 손길까지 분주했다.

그렇게 준비된 책가방 안에는 가족이 같이 읽는 책 9권이 들어간다. 아이가 늦게 자겠다고 떼 쓸 때 보는 ‘비둘기 늦게 재우지 마세요’, 옛 이야기 한 편이 듣고 싶을 때는 ‘감은장아기’, 아빠랑 놀고 싶을 때는 ‘아빠와 아들’, 서로가 멀어졌을 때는 ‘줄어드는 아이 트리혼’, 세월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해 주는 ‘엄마, 사라지지마’ 등 책을 읽는 가족들의 세심한 마음까지 헤아린 책이다.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종교, 장애, 인종…모든 벽을 허물며 사람을 품었던 영순 아줌마 가치가 선정된 책 마다 녹아 있다.

책을 읽고 나면 재미있는 놀꺼리가 생긴다. ‘영순이 놀이판’을 통해 미션을 수행하면서 카드를 모으는 게임이다. 그리고 읽은 책으로 극장 무대를 만들어 공연을 선보일 수 있다. 집 안에 작은 가족극장이 생긴다. 
오지랖 넓은 빠마 머리 작은도서관 아줌마가 자꾸 보고 싶어지는 이유다. 또 그를 가슴으로 따랐던 작은도서관 활동가들 손끝에서 ‘영순이 책가방’이 용인에 탄생했다.
­­(문의 031-285-7779)

용도협 고 박영순 전 회장은 지역 공동체 활동을 해 오다 지난 2010년 6월 향년 49세로 세상을 떠났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