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아지구조대조의 '반려동물, 사랑으로 입향해주세요' 캠페인
자유로서의 발전

자유와 발전 또는 개발은 언뜻 보면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단어이다. 경쟁사회에서 내면적으로나 외부적으로 쪼이며 경쟁을 강요받으며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잘살아보세’로 대변되는 고속 경제성장을 경험한 우리는 고개를 갸우뚱한다. 발전(개발)이란 패러다임이 영원할 것이란 환상을 갖고 있는 우리에게는 더욱 생뚱맞아 보이기도 한다. 과거의 가난에서 벗어나 풍요로 가는 것 또는 생산과 소비라는 좁은 해석을 넘어, 미래에도 ‘지속가능한가’라는 패러다임으로 변화하고 있다.

인간성이 사라진 편협한 경제적 관점을 넘어 ‘과정’의 문명사적 해석, 인문학적 해석, 인간 권리적 해석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가난과 빈곤을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우리에게 다시 질문한다. 빈곤 또는 가난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1998년 아시아인 최초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며, 경제학의 어머니 테레사로 불리는 아마티아 센은 그의 저명한 저서 『자유로서의 발전(Development as Freedom)』에서 ‘자유’의 관점에서 경제를 보면서 진정한 자유는 권리의 실현임을 설파하였다. 즉 ‘발전’이란 ‘인간이 향유하는 실질적인 자유를 확장시키는 과정’이라 보았다.

‘빈곤’이란 단순히 저소득 형태가 아니라, ‘가치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상태’라고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다. 인도 출신 경제학자이자 빈곤과 가난, 불평등 연구의 대가이며, 경제발전론의 새로운 지평을 연 후생경제학자인 아마티아 센. 그의 학문의 중심에는 윤리와 경제학, 그리고 인간이 있다.

그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는 곳에서는 빈곤과 기아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공리주의와 결과주의, 획일주의를 비판한 센은 ‘사람다운 삶’을 우위에 둔 따뜻한 경제학을 지향하고 있다.

UN 개혁 드라이브 정책을 편 코피 아난 전 UN사무총장도 “아마티아 센은 우리의 삶은 물질적 부보다 오히려 자유로 규정됨을 밝히면서 세계의 가난하고 헐벗은 사람들에게 정교하고 통찰력 있는 지혜를 제공하고 있다”라며 높이 평가하였다.

책무와 책임의 차이

1998년 UN총회에서 UN발전권 선언이 우여곡절 끝에 채택되었다. 선언문은 모든 인권과 기초적인 자유가 충만히 실현될 수 있는 발전의 ‘과정에 대한 권리’인 발전권은 개인을 넘어 기업, 국가, 국가간, 국제기구의 책무성도 강조한다. ‘책무성’은 ‘책임’과는 다르게 쓰인다. 책임이란 의미는 ‘결과’를 중시하지만, 책무는 ‘과정’을 중시하며 과정으로 인해 결과가 도출된다는 데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

사회 또는 국가나 지구촌 공동체 속에서 함께하는 과정을 통해 실패가 있더라도 오히려 공동체가 더 결속되고 통합되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함께 논의하고 회의록 공개, 회의 장면 공개, 자료 공개 등 심의적 측면을 강조한다.

일상언어의 지체 현상

어느 것을 지칭할 때 그 언어는 패러다임을 결정하며, 방향과 액션도 결정한다. 봉사, 기부, 자선, 구호, 사회공헌 등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듣는 말이다. 빌게이츠도 언급한 투명하고, 공정하고, 윤리적이고, 인간적인 사회적 토대 위에서 기업의 건전한 발전이 가능하다는 ‘사회적책임’이란 단어도 심심찮게 강조된다.

사회적 책임을 넘어 UN 및 국제인권규범과 기준에 기반을 두고 바라보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할 때 ‘과정’을 중시하는 ‘권리적 접근’에 대한 개념이 등장하였다. 그러나 개념의 흐름은 바뀌어 왔지만 일상언어는 지체현상을 보이며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다.

모둠 현장활동 : 나와 세상과의 소통

[표1]에서 간단히 볼 수 있듯이, 지구시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주제를 선정하여 현장활동하였을 때, 그 과정이 자선적 접근인지 혹은 필요적 접근인지 또는 권리적 접근인지 차이를 인식하게 됨에 따라 피드백의 성찰적 접근이 가능해진다. 나와 타자가 인식하고 느끼며 발을 딛고 있는 곳이 어떤지를 성찰하게 됨을 기말 현장활동 발표 때 13학번 새내기들은 부지불식간에 보여주었다.

봉사활동과 시민의 현장참여활동에 대한 혼동을 학생들은 스스로의 현장 활동 경험을 통해 정리해나갔다. 또한 배움의 과정과 타 모둠의 현장활동 발표를 들으며 사유의 폭도 확장시키고 있었다. 모둠별 현장활동을 조원들끼리 기획하고 주제를 선정해 구체적 활동계획을 세울 때만 해도 봉사, 시혜, 사회공헌활동과 혼동하곤 했다.

그러나 학기말에는 일상언어의 지체현상에서 벗어나, 언어를 구별하여 사용하는 법도 깨우쳐나갔다. 영어로 똑같은 ‘글로벌리제이션(globalization)’을 세계화와 지구화라는 단어로 구별해 쓸 줄도 알게 되었다. 13학번 새내기 대학생들 모두 모둠별로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활동한 소감과 활동 내용을 소개하면서 1학기는 마무리되었다.

P양(러시어학과)_ 시민교육 현장 활동을 통해 프로젝트의 주제를 짜고, 목표를 정하고, 활동 방향을 설정하고, 활동한 팀원들과의 협동심과 책임감을 배울 수 있었다. 또한 노숙인 문제에 대해 평소 둔감했었는데,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직접 인터뷰를 하며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명확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한 학기 동안 조금이나마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 것 같다.

K군(건축공학과)_ 사실 유기견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시민교육 현장 활동에서 유기견에 대한 주제를 정하고 조원들과 같이 조사도 해보고 활동도 해보니까, 유기견을 진심으로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현장활동 시간 동안 정말 행복했다. 비록 지금은 유기견을 입양하지 못하지만 독립하고 나면 반드시 유기견을 입양하고 싶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