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장기 근속 군인인 항공작전사령부 예하대 70 항공기정비대대 이동렬(59·김량장동) 주임원사가 30일 포곡항공대에서 주위 사람들의 축하와 아쉬움 속에 38년의 군생활을 마감했다. 군인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 온 이 원사는 20살에 입대해 30년을 포곡항공대에서 보낸 항공대의 역사이기도 하다.

군인이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꼈고 군대생활이 자신에게 잘 맞는다는 그는 “4년전 55세로 정년퇴직해야 했지만 국가에서 내 항공정비 기술을 인정해 우리나라에서는 최장기간인 38년을 근무했다”며 “복무 중에도 군인말고는 다른 일은 생각해 본적이 없어 다시 태어나도 군인의 길을 선택하겠다”고 말해 긴 기간 변함없이 한 일에 매진한 그의 성실함을 보여주었다.

그는 지금까지 5000여명 사병을 전역시키면서 사병들과 실전에서 기쁨과 슬픔을 같이했다.
그래서인지 익숙한 곳을 떠나 가족과 남은 시간을 보낼 그의 표정에는 시원함과 섭섭함이 함께 지나간다.

하사관으로서 38년. 지휘, 감독만 하는 장교들과 달리 몸으로 직접 뛰어 다니는 하사관은 그야말로 일반 사병들과 장교들의 중개자이며 결코 쉽지 않은 직책이다.

다섯딸의 아버지인 그는 나무의 뿌리역할을 하는 하사관도 좋지만 잎과 열매 역할의 장교를 맡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만약 아들이 있었다면 하사가 아닌 장교로 군대로 보낼 생각이었다. 그러나 “뿌리가 튼튼해야만 힘있고 싱싱한 잎과 열매가 나지 않겠느냐”며 38년 하사관으로서의 자신의 직책을 후회하지 않았다.

군인이기에 앞서 한 가정의 남편, 아버지지로서 딸들을 자유롭게 키웠고 20년동안 테니스를 하면서 함께한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렸기 때문일까. 이 원사의 부드러운 표정 속에서 38년 군인의 딱딱함을 발견하기 어렵다.

또 그는 “내 인생의 절반을 국가에 바치고 이제 딸 다섯도 결혼시켜 다른 집에 보내야 하니 내 모든 걸 국가에 바친 셈이다”라며 농담을 던졌다.

그는 앞으로 38년동안 군에서 근무할 수 있게 늘 도와 준 아내와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않았지만 남은 시간도 국가와 지역사회에 쓸 계획이다.

지금까지 이 원사는 병사관리와 항공기 정비기술 교육을 맡아 왔으며 91년에는 포장훈장을, 이번 전역식에서 보국훈장을 받았다.

<이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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