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용인역삼영업소 홍성식(37)소장. 대학 졸업 직후 기아자동차 영업사원으로 입사,
경기지역 판매 순위 1,2위를 다투면서 10년 동안 1200대의 자동차를 팔아온 프로 세일즈맨, 그
에겐 일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 있다. 판매하는 제품에 대한 신뢰와 세일즈맨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것, 한 번 고객은 또 다른 제품의 고객이 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거래 이후에도 처음 물건
을 팔 때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손님을 대할 것, 그리고 능력만큼 자기 자신을 파는 직업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자기관리를 철저히 할 것.

그는 10년 전 자동차를 팔아 주었던 고객의 경조사를 아직도 챙긴다. 영업이란 인간관계가 기
본 바탕을 이룬다는 점을 일찍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비싼 제품을 구입한 손님과 싼 제품을 구입한 손님을 차별하지 않는 것이 저의 영업 방침입
니다. 사람 앞에서는 겸손하되 물건을 팔 때는 당당한 자세가 되어 고객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본래 내성적이고 말주변도 없었던 홍소장은 프로가 되기 위해 나름대로 부단한 노력을 기울
였다. 유창한 언변은 아니지만 상대를 진심으로 대하면서 정성껏 설명하며 이해를 도왔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것은 손님은 열심히 뛰는 영업사원을 알아 보고 제품 구
입을 의뢰한다는 것입니다. 영업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종이라고 하는데 고객이 문제를 제
기할 때 피하려고만 하기 때문에 힘든 겁니다. 오히려 문제가 되는 부분을 인정하고 바른 방향
으로 유도해 주면 소비자에게도 믿음을 줄 수 있고 결과도 좋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그에게 항상 성공 사례가 있었던 것만은 아니다. 94년, 스포티지 2대를 팔면서 그는
1200만원짜리 가계수표를 인도금으로 받았다. 관행상 가계수표는 받는 것이 아니었으나 고객을
믿었던 그는 3개월 후 현금으로 지급받으려다 그것이 부도수표임을 알았다. 인맥을 통해 다시
어렵게 어음으로 받아냈지만 그마저 부도가 나고 말았다. 결국 그동안 벌어놓았던 돈을 모두
털어넣는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는 실망하지 않았다. 단 한 명의 손님 때문에 좌절하는 것보다는 99명의 손님들에게
서 인간적인 희망을 보았기 때문이다. 사람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 그것은 그에게 하나의 철
칙이다. 돈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 자체가 그에겐 소중한 자산인 까닭이다. 그래서 그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손길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홍성식소장이 가지고 있는 또하나의 장점이다. 97년 기아자
동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제품판매가 어려웠을 때도 그는 타사의 스카웃제의를 거절하고
꾸준히 자기 자리를 지켜왔다. 물건에 대한 소신을 하루 아침에 바꿀 수도 없었지만 회사의 위
기도 헤쳐나갈 수 있는 상황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지시에만 따르고 수동적으로 일하는 사람은 결코 작은 물건도 제대로 팔 수 없습니다. 스스
로 계획하고 자기 자신을 계발하는 사람만이 큰 성과를 이루어 낼 수 있습니다."
평범하지만 직장인 누구에게나 필요한 지침을 그는 체험을 통해 터득해 냈다.



<이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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