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국제 원유가격이 급등하면서 휘발유 등 석유류 가격 인상영향으로 경기가 둔화되는 가운데 물가만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금년 무역수지는 3년만에 사실상 다시 적자로 반전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는 등 에너지 가격 상승의 부작용이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기사용을 10% 이상 절약한 가계에 대해서는 절약 분에 해당되는 금액만큼 되돌려 주는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하는 동시에 단계별 에너지 절약대책을 발표하고 나섰다.

그러나 에너지 과소비 주체들은 정부의 에너지 절약운동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마치 외환위기 직전 국내·외 전문가들이 “한국도 외환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여러 차례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외환위기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날까지 고속도로가 단풍놀이 행렬로 주차장이 된 당시의 분위기와 비슷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다수의 에너지 소비자들이 정부의 단계별 에너지 절약 대책을 남의 나라 일처럼 생각하고 있는 이상 에너지 절약 대책이 효과를 거두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효과적인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는 정부차원에서 에너지 절약을 강요하는 것보다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예를 들면, 과거 에너지 위기 당시 에너지 소비 주체들 다수는 정부의 강제적인 조치에도 협조하지 않았던 사례들이 많았으나, 경북 구미에 소재하고 있는 (주)새한은 스스로 에너지절약을 위한 T/F팀을 구성하여 연간 46억 원의 에너지 절약 효과를 보았다는 것을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정부가 강제적으로 시행하려고 했던 차량 10부제 운행은 차량을 이용해 생계를 유지하는 국민들에게는 불만을 초래할 뿐 효과가 거의 없었고, 사회 지도층 인사들 중에도 차량을 2대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다른 차를 이용하였다. 그리고 에너지 소비가 많은 유흥업소 등에 대한 영업시간 단축은 에너지 소비가 상대적으로 많은 대기업과 형평에 맞지 않다. 모범을 보여야할 단속 공무원들이 에너지를 과소비하면서 영업시간 단축을 강요한다면 비난과 함께 에너지절약 흉내만 낼 수도 있다.

따라서 효과적인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 정부청사부터 전기절약 기계장치 설치 등으로 에너지 절약을 자발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에너지 절약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공무원에 대하여는 표창하고, 에너지 절약 방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사 안일하게 대응하는 공무원에 대하여는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방법도 있다.

또한 국가나 조직의 이익과 조직원의 이익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에너지 절약을 외면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기업에 대하여 행정지도를 통해 에너지 절약 운동에 동참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기업은 에너지 소비실태를 우선 파악하고, 에너지 절약여지를 찾아낸 이후 가장 합리적인 에너지 절약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예를 들면 에너지 효율이 높은 기계를 사용하고 있더라도 추가적으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면 필요한 기계장치를 설치해야 할 것이다.

기업은 대체 에너지 사용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본도 우리처럼 석유가 생산되지 않지만, 에너지 해외의존도가 우리보다 낮은 이유는 기업부문에서 대체에너지를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절약을 모범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기업의 사례도 도움이 될 것이다. 업체의 성격에 따라 효과적인 에너지 절약 방안도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유사한 업종 중에서 모범적인 에너지 절약 업체의 경험을 참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에너지 절약 관련 정보와 인식부족으로 경제 주체들이 에너지를 과소비하고 있을 수도 있으므로 효과적인 에너지 절약에 필요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하여야 한다.

최근 정부차원에서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이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음에도 에너지절약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일부 공무원들 중에는 에너지 관리공단에서 ‘에너지절약시설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다.

에너지 관리공단은 정부 기관들과 기업들이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예산이 부족하다거나 회계처리 방법의 문제로 에너지절약 기계장치 도입을 망설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이 에너지절약시설자금을 확대하고 지원조건을 완화하더라도 에너지 사용주체가 이용방법을 모르고 있다면 에너지 절약 효과를 기대할 수 없으므로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

가계는 효과적인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기 위해 우선 가족회의를 통하여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가족 구성원들이 에너지 절약을 위해 가까운 거리 걷기, 대중교통 수단 이용, 적정한 실내 온도 유지, 사용하지 않는 전원차단 등 할 수 있는 것을 스스로 찾아서 실천해야 할 것이다.

용인지역은 가계부문의 에너지 낭비가 상대적으로 심각하다. 난개발 때문에 교통체증에도 불구하고 자가용 운행이 많고, 최근 건축되고 있는 아파트의 경우에는 전기시설이 많으므로 에너지 과소비 요인도 다른 지역보다 많기 때문이다.

1인당 에너지 소비가 상대적으로 많은 용인지역에서의 에너지 절약 생활화는 절약을 넘어 현재 용인지역이 안고 있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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