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의장 역할이 없는 도 주관 행사에 앞으로 가능한 참석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혀 위상을 둘러싸고 도 집행부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용인시 출신 홍영기 경기도의회 의장. 18일 개인 사무실에서 이루어진 인터뷰에서 홍 의장은 “도 의정을 책임지고 있는 입장이지만 권한 범위 내에서 용인시와 시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모색해 보겠다”며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올해 들어 도 주관 행사에 불참선언을 해 파장이 일고 있다. 불참선언 배경은.
“경기도내 사회단체 관련 행사에는 적극 참석하고 있다. 하지만 산하단체 행사에는 참석을 거부하고 있다. 자칫 옹졸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그간 도의장을 집행부 수장의 들러리로 인식하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행동으로 이해해 주길 바란다. 광역의회가 출범한지도 벌써 10년이다. 의회는 그야말로 주민의 대표기관이다. 그럼에도 공무원들은 아직도 자신들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도지사 눈치보기에 더 급급해 하는 졸렬한 행동을 하고 있다. 이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내가 요구하는 것은 의장 개인에 대한 예우가 아니다. 집행부와의 동등한 위상과 도민 대표성이 무시되고 있는 현실이 바로 잡혀지지 않으면 안 된다. 의회 위상 회복 차원에서 시정되지 않는 한 이 같은 소신을 밀고 나가겠다.”

-올해 경기도 의회를 어떻게 이끌어 갈 생각인가.
“104명 의원 평균 연령이 47세일 정도로 과거에 비해 많이 젊어졌다. 그것은 젊다는 것을 넘어 왕성한 의욕과 마인드 면에서 질적 발전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번 전반기 도의회는 집행부에 대한 협력보단 견제를 통해 균형추 역할을 충실히 담당하려 한다. 이는 의회 본연의 임무를 다하는 것일 뿐이다. 사업 내용과 예산 내용의 적절함 여부를 따지고 더 나아가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까지도 적극 나설 것이다. 올해는 특히 특위를 포함, 10개 상임위원회에서 주민위주가 아닌 행정위주의 조례와 규정을 과감히 바꿔 나가겠다. 물론 전체 조례를 대상으로 놓고 점검하겠다. 의회는 특성상 회기와 비회기로 나뉘어져 있고 비회기에는 의원들의 개별적 활동 외에는 주춤한 편인데, 전문위원을 포함한 보좌인력을 자료 수집과 방문 등 현장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시의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비회기라는 말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의회사무국, 특히 전문의원실은 그간 휴식을 필요로 하는 공무원들이 머물다 가는 간의역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지금은 일년동안 해야 할 계획을 미리 잡아 놓았다. 회기에 대비해 세미나, 공청회, 간담회 등 전문성을 키우고 의회기능을 제대로 보좌하기 위한 준비기로 설정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등 빠듯하게 계획돼 있다. 이 결과는 보고서를 반드시 작성하게 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생산적 의회, 대안을 제시하는 의회가 돼 가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결국 의회 질과 위상이 강화되는 것이다.”

-의회내 조사특위 활동의 성과가 높다고 하던데, 올해는 어떤 특위가 활동 중인가.
“지난해 공유재산 관리에 관한 조사특위를 구성해 활동한 바 있다. 이번에는 위·수탁업무 조사특위를 구성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산하 기관, 투자 기관 등 위·수탁 수임기구가 많다. 그런 만큼 수 조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그럼에도 예산의 적정성 등을 확인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

-예산 심의 방식도 바꾸었다고 하던데.
“예산은 수치 그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산 투입이 적절한가 하는 것과 함께 주민이 느끼는 효과 중심으로 평가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

-현재 도는 지자체에 대한 감사를 반대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국비 예산 등 관련성이 있는 사업에 대해선 감사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전혀 상관없는 업무와 예산에 대해서도 국회가 감사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는 도의회 기능까지도 침해하는 행위다. 따라서 도 단위에 대한 국감반대는 자치권 수호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전국 16개 광역 지자체가 같은 입장을 갖고 있다. 아마 국회도 불합리성을 인정하고 있어 개선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경기도 예산중 용인시 관련 직·간접 투자 및 지원예산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과천시과 비교해 몇 십배라는 얘기를 들었다. 아마 의장을 배출한 시에 대한 예우라고도 생각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인구 증가에 비해 기반 시설이 절대 부족한 용인에 많은 비용 투자가 절실하기 때문일 것이다. 교통, 교육 등 사회간접 자본을 시급하고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지역이 용인이다. 특히 도로 교통문제에 대해선 현장 방문을 통해 도지사도 잘 알고 있는 부분이다. 정신병원 정체 구간의 우회 42번 국도 신설, 죽전 오거리, 구성-분당 노선, 신갈 오거리 등 고질적 정체 구간은 빠른 시일 내에 많이 개선 될 수 있는 해결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사실상 백지화됐던 도립체육공원 건립이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백남준 아트홀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손지사는 과거 연차적인 다단계 지원 방식에서 일몰시스템이라 하여 예산을 한꺼번에 투입해 공사를 조기에 완결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경기도 의회 구성이 한나라당 일색인데, 어떻게 운영해 나갈 것인가?
“104명의 의원들 중 92명이 한나라당 소속이고, 민주당 소속 의원은 10명이다. 원래 의원정수 배분 원칙에 따르면 한나라당 이외의 당은 사실상 상임위장을 맡을 수 없으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민주당 등에 부의장 1명, 상임위원장 1명, 특위장 1명을 배정했다. 의회의 특정 정당 독점 역시 집행부 견제라고 하는 기본 소임을 다하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의회 내에서도 민주당이 위축돼 다수당 견제기능을 상실하는 것 역시 좋은 일이 아니다.”

-용인시 축구센터 건립을 둘러싸고 독자 추진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이미 단독 추진으로 결정된 상황에서 조언을 한다면.
“당초 도와 공동추진하자는 입장이었다. 그 배경은 도가 축구센터에 대해서 기왕 하게 되면 테마파크 형태로 조성해 휴식공간과 유스호스텔 유치 등 문화 관광 상품화한다는 방안이었다. 그리고 어차피 용인에 축구센터가 만들어지면 지분을 떠나 용인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었다. 도립박물관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은 용인시민들 아닌가. 그런 차원에서 공동지분도 용인시에 나쁘지 만은 않은 것 아니냐는 입장을 보인 거였다. 어찌됐든 그런 가능성이 배제된 상태에서 도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있지만 법적 근거는 없다. 다만 국비 지원이 있게 되면 가능할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운영법인과 사업법인이 이원화 된 것 등 몇 가지 점에서 예측하지 못한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 그에 따른 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본다.”
-도 의장으로서 공직사회나 시의회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사교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것은 전문성을 확보하고 넓은 시야를 가진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 공직사회에 자극과 변화의 계기를 줄 수 있다고 본다. 공부 안하면 도에선 통하질 않는다. 그런데 용인시 공직사회가 어디 그런가. 또 도는 과감하게 공직자들에게 가족까지 딸려 해외 연수도 보내고 있다. 사람에 대한 투자인 것이다. 용인 공직사회는 일을 안 하면 다치지 않고 일하는 사람이 다치는 분위기가 되선 안 된다. 유리창을 안 닦는 것보다는 닦다가 깨트리는 것이 차라리 낫다.”

-용인시를 이끌어 가는 선출직 지도자들이 소속 정당이 다름에도 어느 때보다 협력적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개인이 용인을 사랑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것이 개인적 친소관계나 정당 관계를 뛰어 넘고 있다. 남궁 석 국회의원이 늘 선출직이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는 얘길 하고 있다. 여러 면에서 어른의 입장인 그 분이 그렇게 얘기하는데 따라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특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속 정당에 따른 갈등과 반목은 주민의 뜻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역을 위하는 대승적 차원에서 힘을 모으고 협력하는 모습을 임기 말까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광역차원의 지자체간 협의가 점점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도의회 차원의 역할도 필요할 텐데.
“경기도는 인구가 과밀해지면서 기초 지자체 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가령 대기오염이나 수질환경 문제는 다 함께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될 것들이다. 도로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도지사도 적극 나서고 있지만 도의회 역시 지자체 사이의 상호 협력 강화를 위해 예산 배정이나 광역차원의 사업에 많은 관심을 기울일 예정이다.”

-용인예총 회장이기도 한데, 다면평가제를 도입하게 된 배경과 의도는?
“변화는 시대적 키워드다. 시민신문에서 보도한 것과 같이 나눠주기식 지원을 통해서는 문화예술이 발전하기 어렵다. 이는 결과적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기 어렵다는 말이다. 평가를 개관적으로, 투명해서 잘 하면 더 밀어주고, 못하면 자극을 줘야 문화예술의 발전을 이루고 시민들은 문화 향수권을 더욱 누릴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본다. 부분적으로 반대의견도 있고 부작용도 나타나겠지만 기조가 옳으면 시행하면서 고치면 된다.”

-용인 시민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시민들에게 죄송한 것은 자주 뵐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지고 있다는 거다. 찾아가지 못하고 찾아오시도록 해 죄송하다. 또 이전처럼 각종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직접 몸담고 있는 예총 식구들에게도 미안하다. 시민의 힘으로 일을 맡겨주신 만큼 그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지 않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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