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협회지부와 20개가 넘는 회원 및 공연단체가 있는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아래 용인예총). 용인예총은 창립 4년 만에 명실상부 용인 최대 문화예술단체로 급성장하며 시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며 문화예술 공급자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20개가 넘는 공연단체에도 불구하고 용인의 문화예술계는 아직도 양적 성장에 따른 질적 발전 도모라는 해묵은 숙제를 안고 또 한해를 보내고 있다. “새해에도 자생력을 바탕으로 한 질적 성장이 문화예술단체의 대표격인 용인예총의 최우선 과제일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한 예총 관계자의 말은 예총의 위치가 어디쯤에 와있나를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일부 문화예술 관계자들은 용인의 문화예술의 기형적 구조에서 답을 찾고 있다. 행정편의주의적인 시행정의 창구 단일화, 무원칙한 고무줄 지원 행태, 나눠먹기식 예산 배분, 관 의존적인 행태 등 거대 예총과 시에서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제2대 홍영기 회장 취임 이후에는 예총이 또 다른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 초기에는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며 의욕적으로 출발, 새로운 공연단체의 연이은 창단, 시보조금의 변화 등이 감지되고 있다. 또 채널을 열어 놓고 소수에 의해 끌고 가는 예총이 아닌 다수의 목소리를 존중할 줄 아는 예총을 향한 노력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예총의 모습은 경쟁력을 갖춰 자생력을 키우기 보다 오히려 정체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내부 구성원들의 비판적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자생력의 기본 바탕이 되는 회비문제도 그렇다. 아직까지 예총 회원들 스스로 정한 협회 분담금은 고사하고 협회 회비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회원이 상당수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연극사랑97의 김창률 대표는 “우리 극단 역시 관에만 의존하려 안이한 생각을 가졌던 적이 있었다”며 “적극적인 마케팅과 홍보, 그리고 후원업체를 찾는 노력이 부족한 것은 아닌가 생각하곤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문화예술단체의 최대 경쟁력은 공연이나 전시회를 찾는 시민들이며 시민들을 찾아올 수 있게 하는 적극적인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용인예총은 한 때 영수처리 미숙과 뒤늦은 정산으로 큰 곤혹을 치렀다. 시행착오라 하기에는 상처가 너무 깊었지만 시행착오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실제 문화예술 전반에 걸친 이해와 정책 등의 내용으로 지난 2000년 발간하려 했던 예술지가 2년이 넘도록 아직도 발간되지 않고 있다. 또 1200만원의 시보조를 받아 제작하려던 예총 홈페이지가 불완전한 상태에서 개설된 지 몇 달만에 소리소문 없이 내려졌다.

당초 폐교를 활용해 조성하려 했던 예술인마을이 내부에서 예산 과다 투입에 따른 문제를 제기해 뒤늦게 전면 백지화하고 문화예술회관으로의 변경을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사업을 하지 못하면 예산을 반납해야 함에도 시는 관리 감독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위해 더 이상 문제삼는 것을 꺼리고 있고, 예총은 예총대로 묻어두려 하고 있다. 결국 예총 스스로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예산을 더 배정해달라는 문화예술단체의 요구를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최현석 용인예총 사무국장은 “외부에서의 예총에 대한 바람은 자생력에 대한 개념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라며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지만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보조는 지원성격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예총 관계자는 “감사 등의 지적을 받으면 시는 먼저 예산 삭감에 초점을 맞춘다”면서 “이래서는 시와 문화예술단체 모두 자기성찰과 반성 속에 발전하지 못할 것”이라며 끝임 없이 노력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문화예술은 투자로서 가치를 지니는 것이며 지속적인 투자가 있어야만 열매를 딸 수 있다”는 한 문화예술인의 말처럼 예술단체의 자기반성과 시는 미래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있을 때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춘 문화예술단체로 거듭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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