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웅·희진 남매의 어머니는 10년전 집을 나갔다. 괴로움을 잊기 위해 술과 담배로 살던 아버지 강모씨마저 이들 남매를 두고 6년전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지웅·희진 남매는 3평 남짓한 방에서 지금은 몸이 아파 일조차 나갈 수 없어 한탄하는 할머니 윤옥희(가명·71)씨와 함께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살아가지 않으면 안되는 형편이다.
“나마저 죽으면 이 불쌍한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갈지 쉽게 눈을 감지조차 못하겠다”는 지웅·희진 남매를 돌보고 있는 윤 할머니는 어제나 오늘이나 걱정이 한가지뿐이다.
지웅·희진 남매 가정이 생활보호대상자로 법적 지원을 받은 것은 불과 몇 년밖에 되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생활보호대상자로 인정돼 생활비 일부를 지원받게 됐지만 저소득 계층에 대한 관리체계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큰 힘이 됐을 것이라는 게 이 마을 주민 최모(43)씨의 지적이다.
용인시에 따르면 이들 남매처럼 국민기초생활보장법으로 생계비를 지원받는 17세 이하 청소년은 올 10월말 현재 기흥읍 144명을 비롯해 중앙동 112명, 수지읍 110명 등 1017명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부모가 없거나 생계능력을 상실해 소년소녀가장으로 지원받고 있는 청소년은 18세대에 23명이다.
또 용인교육청과 도교육청에서 파악하고 있는 중식지원 학생은 초등학교는 8월말 현재 42개교에 교육청 283명, 학교자체 64명, 용인시(새마을회) 269명, 사회단체 207명 등 904명이다. 중학교는 12개교에 276명, 고등학교 81명 등 357명에 이른다. 이와 별도로 삼성전자 등의 후원으로 용인시새마을회에서 4개 중·고등학교 126명이 도시락을 지원받고 있다.
하지만 저소득 가정이나 실직자녀에 대한 지원은 생계비나 중식, 교육비 등에 제한되고 있다. 물론 연중 또는 연말연시 사회단체나 관내 기업체, 독지가 등의 관심속에 비정기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되고 있지만 복지정책 차원에서 시스템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 공통적인 견해다.
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빈부격차는 심화되지만 상대적으로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방안은 제자리를 걷고 있다”며 “물질적 빈곤뿐만 아니라 상대적 박탈감에서 오는 정신적인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식주처럼 생계에 대한 문제는 정부나 자치단체에서 책임지고 그밖에 교육이나 여가, 기타 생활에 필요한 부분은 사회단체 등 민간영역에서 담당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단체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실직자 자녀 방과 후 교육을 하고 있는 푸른학교처럼 시와 사회단체가 다양한 영역에서 역할을 분담해 한시적이 아닌 연중 이뤄질 수 프로그램은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될 과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