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원삼면 용인시농협쌀조합공동사업장에서 열린 2012년 공공비축용 건조벼 수매 현장에서 농관원 관계자가 매입 대상 벼의 수분율 등을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건조벼 매입에 참여한 농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벼를 나르고 있다.

잦은 비로 건조벼 수매 감소
적은 수확량 비해 판매가 소폭 인상

“품질 좋은 쌀도 덩달아 푸대접”
농민들 개인정미소·타지 판매 추진

용인시는 지난 14일 2012년산 공공비축용 건조벼 810포대(조곡 40kg/32.4톤)를 매입을 끝으로 올해 공공비축용 벼 수매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원삼면 용인시농협쌀협동공동사업법인(용인 통합 RPC)과 백암면 봉명창고에서 진행된 올해 건조벼 매입에는 8농가에서 추청벼 461포대와 삼광벼 349포대를 매입했다. 이는 당초 매입량인 1480포대(추청벼 780 / 삼광벼 700)의 절반수준이다.

용인시 정동희 농산유통담당자는 “건조벼는 수분율이 15% 이하여야 하는데 올해 매입 예정량의 절반가량이 수분율을 맞추지 못해 수매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2012년산 공공비축용 벼의 우선지급금은 건조벼 특등품 기준으로 5만160원, 1등급은 4만9000원으로 이는 지난해보다 등급별로 각각 2000원 인상된 금액, 최종 가격은 내년 1월에 시중 쌀 판매가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매입된 건조벼 등급은 제현율(벼가 현미가 되는 비율)에 따라 총 4단계로 나눠지며 특등은 제현율이 82%이상 1등급은 78%이상이다. 용인에서 매입된 건조벼 물량 중 특등은 475포대, 1등급 335포대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이천용인사무소 천동우 팀장은 “용인의 경우 올해는 볼라벤 등 태풍의 영향으로 벼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줄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건조 상태가 좋지 못한 벼는 매입되지 않아 당초 예정보다 매입량이 다소 줄었다”고 말했다.

한편, 시에 따르면 지난 9일 최종 마무리한 올해 용인지역 산물벼 최종 매입량은 총 463.76톤으로 이중 특등은 299.64톤, 1등급은 142.16톤, 2등급은 21.16톤이다.  

수매 참여 농가, 수확량 감소에 ‘한숨’

사실상 올해 공공비축용 수매를 마친 가운데 농민들은 수확량 감소로 수익이 줄어 한숨을 내쉬고 있다.
지난 14일 건조벼 수매가 진행된 원삼면 용인통합 RPC. 지난달 마무리된 산물벼 수매보다 참여농가도 매입 물량도 현저하게 적다.

건조벼 수매에 참여한 농민들은 지난달 18일 전국에서 동시에 실시된 ‘2012년 공공비축용 산물벼 수매’때 볼라벤 등 잦은 태풍과 비로 벼가 젖어 매입하지 못한 농가들이 벼를 직접 말려 수매에 참여한 경우가 대다수다.

시에 따르면 용인의 경우 지난해 공공비축용 건조벼 계획 물량은 총 3000포대(조곡/40kg 기준)이었으나 올해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1480포대로 그나마 최종 수매한 물량은 810포대다. 앞서 진행된 산물벼 수매물량도 지난해보다 줄었다. 이는 올해 전국적으로 벼 생산량이 줄어 정부에서 공공비축용 수매량을 적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11만 1000ha가 백수피해를 입고, 지배면적도 5000ha가 감소해 올해 벼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3.6%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수매현장에서 만난 농민들에 따르면 올해 벼 생산량은 지난해에 비해 적게는 3%에서 많게는 10%까지 줄었단다.

백암면에서 2만평에 벼농사를 짓고 있는 김학인씨는 “올해는 태풍 등의 피해로 지난해보다 수확량이 10%가량 줄었다. 그나마 작황도 좋지 않아 수매 등급도 지난해보다 못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매에 참여한 농민들은 수익 감소로 한숨을 내쉬고 있다. 

원삼면에 사는 이모씨는 “지난해보다 수확량은 10% 이상이 줄었지만 정부의 공공비축용 매입가는 지난해에 비해 5%도 채 오르지 않았다. 수확량이 준만큼 벼 매입가도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용인시가 지역 대표브랜드로 지정해 특산물이라고 홍보할 만큼 품질이 우수한 용인산 쌀이 푸대접을 받고 있다며 우수품질에 적정한 가격을 받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원삼면에서 만난 김모씨는 “용인 인근인 안성의 경우 수매가가 1등급이 5만8000원이다. 용인은 정부가 정한 매입가에 수매를 해 수매가가 낮을 수밖에 없다. 품질이 좋아 지역 대표 특산물이라고 홍보를 하지만 정작 농민들은 수익감소로 힘들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농민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개인 정미소나 타 지역으로 판매를 타진하고 있다.

백암면에서 3만평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공공비축용 매입가보다 개인 정미소나 수매가가 용인보다 높은 안성 등 인근 지역에 벼를 파는 것이 더 경제적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역의 한 농협 관계자는 “현재 책정된 매입가는 우선지급금이다. 정확한 가격을 말할 수는 없지만 내년 1월 최종적으로 가격이 책정되면 1만원 정도 더 추가로 지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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