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커피가 사실상 전무한 국내에서 직거래를 통한 수입이 갖는 의미는 크다. 중간마진을 줄인 만큼 가격이 현저하게 저렴하다는 점, 이외 품질이 우수하다는 것. 그리고 가격대가 항상 일정하다는 것이다"

 

건장한 남성 5명이 콩알만한 커피 생두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한참을 본 후에야 맘에 들었는지 서로 간에 ‘OK’신호를 보낸다. 1초라도 놓칠세라 그들은 이내 해외 현지답사 스케줄을 잡는다.

처인구 모현면 매산리에 위치한 커피익스체인지(Coffee Exchange) 사무실. 국내 굴지의 커피전문업체에서 수년간 함께 근무하던 동료 5명은 ‘거품을 뺀 커피가격을 소비자에게’란 생각에 지난해 말부터 사업을 준비해 올해부터 자신들이 직접 운영에 들어갔다.커피익스체인지(Coffee Exchange)는 우리말로 풀어보면 ‘커피거래소’라는 뜻이다. 세계 각국에서 받은 커피생두 견본을 확인한 후 우수한 품질을 생산하는 지역을 직접 찾아가 거래를 한다. 즉 국내에서는 좀처럼 찾기 힘든 커피 생산자와 직거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직거래 국가는 에티오피아, 브라질, 파푸아뉴기니 등 세계 10여 개국으로 1회 수입량은 60톤에 이른다. 국내 최대 규모인 셈이다. 

커피익스체인지 이준용 대표는 “세계 각국 커피 생산자들과의 네트워크가 구축됐다는 점이 우리 회사의 장점이죠. 직거래를 하다 보니 중간 마진이 없고 그 가격만큼 저렴하게 소비자에게 제공하자는 것이 우리 방침이에요”라고 말했다.

 

 

세계의 우수한 커피원두를 찾아다니는 구매담당자 박진호씨는 “커피익스체인지에서 수입한 커피는 저의 자존심을 걸고 선택했습니다. 각국을 찾아다니며 직접 생두의 품질을 확인하고 수입과정까지 챙겨야 하기 때문에 품질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안전하죠”라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커피익스체인지는 소비자에게 제공할 커피 가격의 안정화를 위해 ‘선물거래’를 하고 있다. 국제 커피 원재료 가격 등락에 따라 국내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커피가격을 잡아 항상 일정한 가격에 커피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들의 제대로 된 커피 생산은 원두수입을 넘어 가공과정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원두가 낼 수 있는 고유의 맛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한 결과 이들은 에티오피아산과 브라질산, 그리고 파푸아뉴기니산 원두를 조합한 특별한 커피를 생산했다.

커피 가공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주원씨는 “일반적으로 커피는 쓴 맛이 있어야 제 맛이라고 하잖아요. 하지만 제대로 된 원두커피는 쓴 맛만 있는 것이 아니죠. 우리는 에티오피아산 원두의 달콤한 맛과 파푸아뉴기니산 원두의 향, 그리고 브라질산의 걸쭉한 맛을 조합한 커피를 생산하고 있죠”라고 말했다.  

이들의 이런 노력은 사업 시작 불과 6개월여 만에 경기도권내 관공서에 제공될 만큼 인정받는 등 이미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들의 실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경사가 이달 초에 생겼단다. 바로 아시아의 커피 종주국이라 말할 수 있는 일본의 한 커피회사에 년 3000톤의 커피 원두를 제공하게 됐다는 것. 커피익스체인지가 세계 각국의 커피 생산국에서 선택한 우수한 품질의 생두를 일본의 커피회사에 제공하게 됐다니 그들의 전문성을 일본도 인정한 것이다.

“국내에 원두커피의 역사가 10여년인데 반해 일본은 원두커피를 마시기 시작한게 100년이 넘었죠. 불과 수십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전자제품 강국 일본에서 국내산 전자제품을 수출할 것이라고 누가 예측했겠어요? 판다는 것은 불가능했잖아요. 커피도 마찬가지죠. 몇 년 전까지 하더라도 일본은 우리보다 커피 문화가 앞선 곳이다라고 생각했잖아요” 이준용 대표는 커피익스체인지에서 근무하는 이들이 단기간에 국내외적으로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가진 능력을 함께 공유하며 경험을 십분 발휘해 역할분담했다는데서 찾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1명이 100명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일당백의 정신인 것이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커피와 관련된 산업에 거품이 너무 많다는 사실에 놀랐죠. 결국 그 거품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고가의 커피를 마실 수 밖에 없고요. 함께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오직 소비자를 위한 커피’를 만들자며 의기투합하다 보니 이렇게 조금씩 성과가 나는 것 같아요”

용인을 찾은 지 1년여가 되는 이들. 용인의 더 넓은 공간과 자연환경, 그리고 용인의 커피 인프라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다며 기회가 된다면 용인시민과 용인의 커피 문화 발전을 위해 동참하고 싶단다.
이들은 “업체만 운영한다면 용인이 아니더라도 파주 등지에 자리를 잡았겠죠. 하지만 용인은 우리가 사업을 하는데 어느 하나 부족한 것이 없어요. 특히 용인의 커피 인프라는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며, 또 커피익스체인지가 함께 해야 할 대상이죠. 용인시민들뿐만 아니라 더 많은 커피 소비자를 위해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의지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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