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대회는 여성의 인권과 삶의 문제를 함께 모여 고민하고 풀어나가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여성의식은 빠지고 남성이 주인 자리를 차지한 행사가 어떻게 여성대회가 됩니까”

여성주간을 맞아 지난 5일 문예회관에서 열린 여성주간 기념식을 지켜본 윤양헌 나우리여성회 회장은 신랄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여성학자인 그는 관내에서 여성단체의장으로 처음 맞게 된 여성주간 대회에 대해 기대 이하였다고 평했다.

“이번 대회를 보면서 남성문화의 잔재가 그대로 물려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축사를 비롯해 행사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모두 남자인데다 남녀평등의식을 주제로 잡아놓은 특강마저 집안에서 남편 잘 받들어 주는 여자가 사랑받는다는 식으로 강조하고 있어 여성의식이라는 본질은 아예 찾아볼 수도 없더군요”

윤양헌 회장은 “여성단체들이 각자 특성에 맞는 역할을 다하면서 여성으로서의 소명감과 자매의식으로 묶여져야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서 “이번 대회는 여성이 여성을 끌어안기보다는 오히려 배제해 버리고 주제와는 무관한 공연을 갖는 등 요란한 겉치레를 내는데만 급급한 듯이 보였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여성대회는 95년 북경에서 열린 세계여성대회로부터 시작돼 여기서 각국의 여성인권문제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고 결의문을 채택, 나라별로 강령을 만들어 실천하도록 결의한데서 출발했다”며 “그 이후 각 나라마다 매년 여성대회를 갖고 지자체별로 대회를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정신에 입각해 지자체에서는 여성주간 대회를 통해 여성들이 머리를 맞대고 여성의 인권과 삶의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모아야 하며 이것이 결국 국가의 정책에 반영되고 5
년마다 열리는 세계여성대회에서 실천강령에 대한 결과로 보고됩니다”

바람직한 여성대회의 모습으로 윤양헌 회장은 전국여성대회를 예로 들면서 여성의 삶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단체별로 여성의식을 주제로한 이벤트를 준비하는 겁니다. 매맞는 아내의 모습을 그린 연극이나 시집살이와 노동의 애환을 담은 옛 여인들의 노동요 공연, 억압받는 여성의 삶을 주제로한 모의재판, 여성문제를 다룬 영화 등을 마련해 여성으로서의 공감대를 갖고 정체성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여성대회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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