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을 닷새 앞둔 지난 14일 서룡초등학교 어린이 27명이 장애체험에 나섰다.

초등학생 봉사단체 아람단 단원인 이들은 장애아동미래준비협회(회장 박훈식)가 준비한 프로그램에 따라 한 시간 동안을 지체장애인으로 생활하며 장애를 지니고 있는 친구들이 그간 겪어야 했던 불편을 몸으로 체득하는 기회를 가졌다.

휠체어와 목발에 의존해 위 아래층의 화장실과 교실을 오르내린 어린이들이 장애인의 고충을 이해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휠체어를 타고는 도저히 올라갈 수 없는 계단, 출입하기 힘든 화장실, 불편한 다리로는 앉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변기, 모든 시설물이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사용하기 힘든 구조로 장애인이 된 이들을 난감하게 했다.

경사로가 없어 여러 사람이 휠체어를 들어 올리는 것을 보고 아이들은 이 날 장애인들이 평소 부딪치고 있는 현실의 장벽이 얼마나 큰 것인지 실감했다.

다른 한 편에서는 저학년들을 대상으로 오른손에 압박붕대를 한 절단장애 체험이 진행됐다. 이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한 손으로 종이를 오리고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 친구의 도움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깨닫게 하는 체험이었다.

장애체험을 마친 아이들은 평상시 아무런 불편 없이 이용해 온 주위 시설이 결국은 장애인들을 일방적으로 도외시한 ‘불공평’한 것이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지하철 같은 곳의 그 많은 계단을 장애인이 어떻게 다닐 수 있겠는가. 더구나 횡단보도 파란불은 왜 그렇게 빨리 바뀌는지 모르겠다”

“목발에 몸을 의지해 화장실 다니는게 이처럼 어려운 일인지 몰랐다. 평생을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겠는가”

장애인이 된 아이들은 현실에 대해 한 마디씩 불평을 던지면서 개선점에 대해서도 진지한 조언을 잊지 않았다.

목발 짚는 체험을 한 설정희(6학년)양은 “화장실문을 미닫이문으로 하고 변기는 좌변기로 고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체험을 했던 전효진(6학년)양은 “우선 교통시설부터 바꿔 보행자신호를 더 길게 하고 장애인 전용도로를 만들었으면 한다”면서 “학교에도 장애인 전용시설과 계단 옆 비탈길을 설치해야 한다”고 ‘설득력 있는’주장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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