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남궁석 민주당 의원사무실에 들어서면 벽면에 ‘용인시 관내도’와 ‘주요사업 위치도’가 걸려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2001년도 용인시 대단위 사업 현황판이다. “연일 각 행정부처별 대통령 업무보고에 직책상 매번 참석해야 하는 처지라서 정신없이 바쁩니다만, 고향언론인데 시간을 내야죠.”기자를 맞이하며 건넨 그 말보다 사실 더 고마운 것은 현황판까지 걸어놓고 꼼꼼히 지역일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점이었다.

-여당 정책위의장으로서 바쁜 와중에 용인에 대해서까지 관심 쏟기가 어려울 텐데.
“오히려 요즘은 조금만 신경써도 일이 잘 되니 좋다.(웃음) 선거때 공약사항이기도 한데 우선‘소프트웨어진흥센터’를 꼭 실현하고 싶다. 이미 정보통신부로부터는 예산까지 확보해 놓았다. 시에서 장소마련만 하면 곧바로 할 수 있을 거다. 300평 정도만 돼도 벤처창업센터 10여개 정도가 들어갈 수 있다. 5∼10억 정도의 예산이면 되는 일이다. 두 번째는 시 도시기본계획안이 마련중인데 이와 연동되는 서북부난개발에 따른 종합개발계획안을 확정지을 때 도로 몇 개는 기본계획안에 포함될 수 있도록 신경쓰고 있다. 또 하나는 컴퓨터가 필요한 시민들에게 계속 기증하고 싶은데 선거법에 어긋난다고 하더라. 다른 좋은 방법을 찾아서라도 그 사업은 지속적으로 하고 싶다.”


지역어른 필요하다

-용인지역사회의 가장 커다란 문재로 정체성 부재, 구심이 되는 어른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그런 점에서 지역통합의 과제, 건전한 지역사회 중심을 만드는 일에 대한 구상이 있으면 밝혀달라.
“도시기본계획과 관광비전, 경관계획 등 용인시의 미래를 그려나가는 큰 틀에 그것을 담아내야 할 것으로 본다. 관광지만 있다고 관광도시가 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경안천을 잘 활용한 개발계획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독일, 스위스, 일본 센타이 지방 등을 보면 호수나 강을 끼고 있으면서 맑은 물을 유지하는 가운데 개발도 병행한 성공적인 경우들이다. 본격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지역의 구심을 만드는 문제는 내가 중심이 아니고 지역이 중심이어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다. 나든 시장이든 찾아가서 여쭐 정신적 지주이자 기둥이 되는 어른은 있어야 한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용인이 부정적인 측면에서 뉴스메이커 구실을 톡톡히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의 주요 인사들과의 협의구조를 만들 계획은 없나.
“얼마전 들어보니 시의원들이 시에서 추진하는 주요사업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경우도 있더라. 어떤 계획이 마련되는 과정부터 사전에 함께 검토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게 필요하다. 나를 포함해서 마지막 결정단계에선 책임을 함께 져줄 수 있어야 한다. 구조화 하는 문제는 지역사회에 ‘가칭 OO발전위원회’같은 것을 만들어 토론장을 열어주면 도와주는 방식으로는 언제든지 흔쾌히 참여할 수 있다.”

-올해 초 지구당 개편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 방향과 시기, 인선의 대략적 틀을 말해달라.
“우선은 부위원장단을 자리만 많이 만들어 놓을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축소시키는 것이 바람직스러울 것으로 본다. 인선방식은 좋은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한 인선안을 추천하도록 요청해 놓은 상태다. 욕심같아선 유능하고 명망있는 인사가 참여하길 바라지만 워낙 정당정치가 인기없는데다 궂은일이고 힘든 직책이라서…아무튼 오픈해서 마땅한 인물이면 좋고, 좀 그러면 더 주위와 상의해서 금년도 1/4분기내에는 마칠 예정이다. 내 나이또래면 신선함이 떨어지고 40대 중반에서 50대까지면 좋겠다. 따뜻한 봄이 오면 개편된 당직자들과 천렵이라도 하고 싶다.”

-큰 틀에서 볼 때 지구당 활동으로 표현되는 지역정치가 오히려 행정을 통제하는 시절도 있었다. 양상이 많이 변했는데 지구당의 역할을 어떻게 보고 있나.
“과거는 잘못된 것이다. 위원장이 가보지 못하더라도 지역주민과 국회의원간의 통로역할과 가교역할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

-국회보좌진에 용인지역 출신이 한명도 없다. 지역주민과 국회의원간 가교역할에 소홀할 수 있다는 여론이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사실 그런 얘길 들어봤다. 초창기 추천을 받아보기도 했다. 중앙은 중앙에서 필요한 역할과 기능이 있고 지역구는 지역구 나름의 특성이 있다. 의사소통 문제는 없는 것 같다. 내가 지구당 사무국장, 후원회 회장·후원회 사무국장과 수시로 상의하고 있다. 특별한 경우는 밤이나 일요일 가리지 않고 내려 갔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거다.”

-일부에선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중앙정치에 입문하다보니, 지역민들과 거리감이 있고 지역인재 육성 등에도 소홀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있는데.
“며칠전 육군사관학교에 가서 강연할 기회가 있었는데, 바로 육사교장이 원삼출신의 장군이어서 참 반가왔다. 중앙부처에 보면 국장급만 해도 눈에 띌텐데 잘 안비쳐 안타깝다. 중앙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가 않은 실정이다. 지역 인재 풀(FOOL)을 만드는 것은 제대로 못한 셈이다. 알고 지내는 폭이 좁았는데 앞으론 고루고루 넓히고 잘 살펴보도록 노력하겠다.”


지식산업단지 현 시기론 어려워

-지난 12월4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용인시 갑지구당 주관으로 도지부 정책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당시 수도권 지식산업복합단지 필요성을 역설하는 가운데 용인지역을 적지로 제시했었는데 진척된 내용이나 구체적 계획이 있으면 밝혀달라.
“시기가 안좋다. 콤파스로 그어 수지만 벗어나면 분양이 안되는 판이다. 공급이 문제가 아니라 이젠 수요를 먼저 살펴야 하는 시점이다. 국가차원에서 입지조건을 본다면 판교는 아파트론 무리고 고속통신망이 깔리고 공해없이 아름답고 일터 있는 도시인 지식산업 복합단지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그렇게 되면 용인서북부지역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될 것이다. 만약 오산·화성지역이 된다면 남사권역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김량주공 2단지 아파트 임대보증금 및 임대료 인상을 둘러싸고 주공측과 입주민들간의 마찰이 있었다. 직접 내려와 챙기셨는데.
“김량주공 임대아파트 문제는 다른 지역 형평성 문제가 있는 만큼 결과에 대해선 노코멘트다.”

-지난 12월 보고회 때, 용인시 경관형성 기본계획과 용인관광비전 21 종합계획 등에 깊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부차원의 지원방안을 갖고 있나.
“지금은 중앙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계획안이 지방에서 중앙으로 올라오도록 돼 있다. 지난 번 가서보니 의외로 검토를 부분부분 원론에 충실하게 열심히 했더라. 시에서 안이 다시 나오면 시의원들과 함께 검토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지역 행사나 애·경사보단 지역민원이나 정책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 임기말까지 그 기조를 유지할 건가.
“안타깝지만 그럴 것이다. 하지만 앞서 얘기했듯이 내가 꼭 필요한 곳이면 일요일이고 밤이고 내려갈 생각이다.”

-초선의원으로서 집권여당 정책위 의장에 취임하신것에 대해 시민들은 상당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국회로 보내준 시민들께 인사말을 해달라.
“핑계 삼아서가 아니라 때론 국운을 좌우하는 회의에 참석하기도 해 우리지역 애경사나 의전행사에 자주 참여하고 있지 못한 부분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서로 믿고 시민들이 도와주면 두가지 일을 겸비하도록 노력하겠다. 어려운 시기지만 따져보면 더 어려운 시절을 겪어온 국민이다. 열심히 일해 좋은 용인 좋은 나라, 후대들이 새로운 21세기를 살아갈 수 있는 기틀을 만드는데 골똘히 노력하겠다. 불평부당하고 색깔없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일하는 만큼 6개월이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란 신념 또한 가지고 있다. 서로 정신적인 위로와 용기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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