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식 국회의원을 만난 17일 오후 2시. 김의원은 이날 한빛은행 관련 청문회 오전 일정을 마치고 나와 의원회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민주당 상설특위인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까지 맡고 있어 바쁜 그에게 수지주민들의 의식문제부터 물어보았다.

-수지지역 주민들은 용인 수지에 사는 것이 창피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용인 거주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수지뿐만 아니라 용인 서북부지역 주민들이 많은 고충을 안고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서북부 주민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총체적으로 집약하면 ‘난개발’이란 한 마디로 요약된다. 가장 확실한 처방은 토지형질변경에 대한 강력한 감시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선계획-후개발’시스템을 확립해 무계획적인 개발은 철저히 차단하고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에 의해 충분한 도시 기반시설을 확보하는 친환경적인 계획개발을 추진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진행된 난개발로 인해 교통, 교육, 환경, 문화, 복지 치안 등 총체적 문제점을 안고 있는데 이는 정부 또는 시 차원에서만 논의될 사안이 아니다. 고통받고 있는 지역민들의 민의가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각 분야별로 지역주민대표가 참여하는 대책위가 구성되어야 한다고 본다. 현재 수지뿐만 아니라 기흥 구성 등 용인서북부지역은 각 아파트 단지별로 민원사안에 따라 주민대책협의회나 공투위가 구성돼 있다. 대표성을 확보하는 각 주민대표, 그리고 전문가와 관계기관이 결합하는 교통, 교육, 환경 등 각 사안별 대책위를 구성해 문제해결에 보다 구체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려 한다. 이렇게 해서 지역현안도 해결하고 지역화합과 자긍심 고취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현 서북부 지역은 개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개발을 억제하고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인정하면서도 잘 되지 않는데.
“개발이 끊이지 않는 것은 이미 기존에 법절차를 마무리한 공사들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적 절차가 마무리되었다 하더라도 모두가 적법하게 처리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 가령 현재 개발이 진행중인 신봉지구의 경우 지난 99년 7월 토지공사의 용역을 받은 업체가 실시한 환경영향평가가 부적절한 것이었음이 최근 드러났다. 이에 따라 훼손된 녹지를 원상회복토록 하는 조치가 취해졌는데 이와 같이 문제의 소지가 있는 개발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모든 방법을 동원해 그 문제점을 파헤치고 경우에 따라서는 해당 공사를 중단시킬 수도 있도록 하겠다. 아무쪼록 지역주민들이 철저한 감시와 참여하는 시민정신으로 불법부당한 개발에 대해 감시하고 고발해 달라.”


수지 양민학살사건 관심가질 터

-한국전쟁 당시 수지읍 풍덕천리와 죽전리에서 미군에 의한 양민학살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알고 있는지. 노근리와 마찬가지로 진실규명과 피해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는데.
“사실 나도 이 사실을 「용인시민신문」을 접하고서야 처음 알았다. 특별기획을 통해 본 사건을 세상에 알린 용인시민신문에 대해 이 자리를 통해 깊이 감사한다. 보도한대로 한국전쟁 당시 풍덕천을 비롯한 용인 서북부지역에서 미군기에 의한 집단 양민학살사건이 있었다면 이는 당연히 진상규명과 그에 따른 보상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현재 이 보도내용과 관련하여 용인시와 수지읍 등에서 보충자료를 수집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진상규명과 피해보상에 적극 노력하겠다.”

-지방행정조직 개편 논의가 일고 있는 가운데 용인정도의 규모와 특성을 가진 기초지자체를 ‘지정시’로 만들어 지금보다는 나은 독립성을 보장해 주자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현재 지방행정 계층구조 및 행정구역은 일제초기에 확정된 이후 현재까지 기본골격이 유지되어 온 것으로 그간 많은 문제점이 발생해 왔다. 현재 행자부에서 검토중인 ‘지방자치제도 개선안’은 국가경쟁력 제고와 행정효율성 증대라는 기본방향 아래 향후 지식정보화와 교통통신의 발달에 적합한 행정체계로 지자체 역할을 재조정하는 성격이라 본다. 여기엔 중앙보다는 지방, 광역보다는 기초지자체 권한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안다. 지정시는 면적 300만 ㎢ 이상인 지역에 인구가 30만명∼50만명으로 여기엔 우리 용인시를 포함 의정부, 광명 등 12개시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 이 안이 실행되면 도시규모에 맞는 자율권의 인정으로 시의 기능이 확대되고 각종 규제와 지역발전 계획 수립을 가로막았던 장벽 제거뿐만 아니라 인사권에도 자율권을 확보할 수 있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도 기능 약화가 초래되고 광역시, 특례시, 지정시, 일반시 등의 관계설정 문제발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내 생각엔 도와 시, 군 사무를 명확히 구분해 상호 중복이 없도록 조정해야 한다. 그런 다음 점차적으로 역할변화가 모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학자·주민들로 구성된 상설 독립기관에서 체계적인 의견과 비판을 수렴하는 것이 바람직스러울 것이다. 이후 구체적으로 행정계층에 대한 개편이 추진된다면 행정편의
적인 개편이 아닌 지역 주민들의 행정서비스 향상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나도 그런 방향으로 추진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회 활동에 대해 잘 모르는데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아울러 현 나라 경제상황을 진단해 본다면.
“올해는 정부의 4대부문 개혁이 완수되는 해다. IMF사태에 버금가는 사회적 고통이 수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소기업은 기업, 금융구조조정에 따른 여파로 자금난이 가중되고 생산, 판매가 위축되는 등 많은 어려움이 닥칠 것이다. 소비심리 둔화로 매출액 확대가 어려워진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R&D(연구개발) 분야의 투자 또한 축소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러한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금융·세제지원은 물론 중소기업 2만개 IT(지식기술)화를 통한 정보력 제고 정책 등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의 효과가 발휘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장을 맡게 됐다. 물론 가벼운 마음이 아니지만 대통력직속 중소기업특위, 중소기업청, 중기협중앙회, 종소기업진흥공단 등과 정례협의를 통해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시의적절하게 정책에 반영시킬 계획이다. 특히 중소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중소기업 1만개 IT화(정보기술화) 정책과 중소기업경영 경영합리화에 대한 정책을 심도 있게 다뤄나갈 계획이다.”


선거법 위반사건, 불법 없었다

-자민련을 교섭단체로 만들기 위한 민주당의 ‘의원 꿔주기’를 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견해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지금 우리에게는 상생의 정치가 필요하다. 한나라당이 원내 다수당이지만 자민련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과반수를 이룰 수 없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지난 총선에서 자민련이 현재 국회법상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국회의원을 17명이나 보유하고 있으며, 원내 ‘캐스팅보트’역할을 하는 의미있는 정당인 것도 현실이다. 국정의 책임을 지고 있는 여당의 입장에서 정치안정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민생법안’‘개혁입법’이 국회에 쌓여 있어도 국민 편에서 통과시킬 생각은 안하고 있다. 급기야는 정부예산 심의까지 늦춰가며 극한 대립투쟁만을 선동하고 있다. 이래서는 정치권이 더 이상 국민의 고통을 돌아보고, 희망을 안겨주는 역할을 할 수 없다는 판단아래 자민련의 교섭단체 구성을 지원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안타깝지만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현 상황에서 경제살리기와 정치안정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의 일환으로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현재 선거법위반 혐의로 재판이 진행중이다. 결과를 낙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난 총선에서 정치신인인 나는 구태정치를 일소하고 전문성을 겸비한 참신하고 깨끗한 일꾼으로서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슬로건으로 나섰다. 지역 주민들에게 다시 한 번 깊이 감사하고 그 기대와 열망을 결코 단 한 순간도 저버리지 않겠다. 현재 뜻하지 않은 선거법소송에 휘말려 나를 아껴준 많은 지역구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리고 있는 점을 매우 안타깝고 송구하게 생각한다. 결코 부정 또는 불법적인 선거운동을 일체 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만하게 마무리될 것이다. 현재 재판이 진행중인 관계로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사법당국에서 정확하고 현명한 판단을 해 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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