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시 ‘아젠다 환경관리공단’

썩은 쓰레기 비료화 거름 활용

용인시의회 양승학 의장을 비롯한 유럽 연수팀은 지난 6일 이탈리아 로마시의 환경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AMA(아젠다환경관리공단)을 방문, 쓰레기 처리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보고 받고 용인시에 부합되는 환경 관리 방안을 모색했다.

쓰레기 수거로부터 처리, 재생, 거리환경 유지와 관리까지를 총괄하고 있는 AMA에는 현재 6천명의 직원이 있으며 이 가운데 500여명이 본부에 상주하면서 환경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철저한 분리수거가 이뤄지고 있는 독일과는 달리 시내외곽 일부를 제외하고는 혼합쓰레기가 많이 발생해 환경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로마는 현재 AMA를 통해 효율적인 환경관리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갖춰나가고 있는 상태다.

로마시에 상주하는 인구 600만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외국인으로 환경관리에 장애가 되고 있으나 거리 곳곳에 분리수거함을 설치하고 환경의식을 부각시키는 홍보물을 배포해 시민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일반 건전지 수거함, 유효기간이 지난 약을 모아두는 수거함, 자동차 밧데리 수거함이 모두 분리되어 설치되어 있다는 점. 또 각 학교에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를 배포, 음식물이 거름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게 해 환경교육 체험에도 활용하고 있다.

로마에는 AMA에서 운행하는 대형과 소형의 쓰레기차 1800여대가 좁은 골목까지 들어가 쓰레기를 운반해 오고 있다. 최근에 와서야 썩는 쓰레기를 따로 분리 수거하는 방법을 쓰고 있으며 이 쓰레기들은 매립지에 묻어 처리된다. 매립지 주변에는 침수 정화시설과 가스배출 시설 등 부대공장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 이곳에서 발생하는 가스는 바이오(BIO)차량의 연료로 쓰여지고 있다.

병원에서 수거된 쓰레기만을 소각하고 나머지는 모두 매립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AMA는 6만평의 매립지가 포화상태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8년 안에 매립지를 없애기로 계획하고 있는 AMA는 썩는 쓰레기를 비료화해서 녹지대의 거름으로 활용하고 매립지도 녹지화한다는 프로젝트를 마련하고 있다.

환경관리 및 계획 추진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재활용쓰레기의 재생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것. 초기 제조 과정보다 재생 과정에 들어가는 비용이 더 많아 시에 지원을 얻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AMA는 로마시에서 환경세금을 지원해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8월부터 민간이 참여하는 공단형태로 독립, 재원계발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곳을 시찰한 시의원들은 특히 환경문제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지역 실정에 맞는 처리방안을 적용하고 있는 AMA의 운영시스템에 큰 관심을 보였다.

양승학 시의회의장은 “로마인들의 환경에 대한 시민의식은 우리보다 못하지만 로마시의 쓰레기 처리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와 연구자세는 매우 본받을만하다”면서 “용인 쓰레기소각장 운영에 있어서도 관계기관이 시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연구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로마·이연선 기자


프랑스에도 재개발 신도시지역이 있다. 파리에 인구가 급증해 더 이상의 산업기술 시설 확충이 힘들어지자 58년도에 정부 주도하에 인근 외곽지역 2000ha의 땅을 재개발구역으로 지정, 지금까지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0일 재개발 지역인 이곳 라데팡스를 방문한 용인시의회 유럽연수팀은 선계획 후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현장을 돌아보았다.
비즈니스구역과 행정단지, 일반 주택과 공원 등의 3개 지역으로 나뉘어 개발되고 있는 라데팡스는 동서로 긴 장방형의 구조를 가지고 있고 인근에 3개의 행정구역과 경계를 맞대고 있다. 파리와 가장 가까운 동쪽에 위치한 비즈니스구역에 대한 개발에만 40년이 걸렸고 현재 이 지역만 개발이 끝난 상태다.

250만㎡에 이르는 비즈니스지역은 58년도에 건평 9만㎡의 CNIT(국제산업기술전시장)이 처음 건설된 이래 백화점과 각종 산업기술 시설이 들어서 있다.
CNIT가 위치한 빠르비스광장 밑으로는 도로와 주차장 등의 교통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차량은 건물 밑을 관통해서 운행할 수 있도록 했다. 마치 교각위에 건물을 세운 듯한 구조로 차량과 보행이 지하와 지상에서 각각 분리되도록 이원화돼 있다.

또 이곳의 도로는 일직선으로 축을 이뤄 파리 시내까지 연결하고 있으며 대중교통수단의 원할한 소통을 위해 시내와 외곽을 연결하는 도로와 도시특급망 전철 등 교통망이 갖추어져 있다.

이 비즈니스지역의 토지는 모두 국가소유로 건물을 지어 개인에게 계약기간 만큼만 건축공간만 불하하는 형태로 땅값 상승이나 여기서 얻게 되는 재반이익은 현재 서쪽 지역의 재개발공사에 투자되고 있다.

개발에 따른 보상과 주민갈등도 예상되나, 모든 것이 정부 주도하에 이뤄지고 있는 라데팡스는 부지매입에 있어서도 법적 근거를 마련해 개발 계획이 발표된 58년 이전 지가를 적용, 개인 토지를 사들이고 있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현재 라데팡스 개발위원회에는 파리에서 파견된 정부기관 관계자와 인접한 3개 행정구역의 대표, 건축가와 기술진들이 망라돼 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처음 개발 계획의 골자에 맞추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라데팡스 전지역의 개발이 언제 완성될지에 대해서는 실무자들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세월이 흐르고 인력이 바뀌어도 다만 처음의 계획에 맞추어 서두르지 않고 꾸준하게 개발을 진척시키고 있을 뿐이다.

라데팡스의 개발방식은 한국의 실정과는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개발에 대한 이익을 챙기려는 주민과 업자들, 정권이 바뀌면 장기적인 계획도 순간 백지화될 수 있는 정치풍토 속에서는 결코 실현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라데팡스 개발이 선계획 후개발의 확고한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크다.
프랑스 파리·이연선 기자 yslee@yongin21.co.kr


파리 나폴레옹 시절 하수처리장

150년 지난 지금까지 사용

시의회 유럽연수팀은 지난 11일 파리와 인접한 지역인 뱅센느시청을 방문했다.
인구 4만4000명으로 우리 나라 면단위 정도에 해당하는 도시지만 시의회는 43명의 시의원으로 구성되며 의장이 시장을 겸임하고 6년간의 임기 동안 시의 모든 결정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날 용인시의회 의원들은 쎄르 부시장의 안내로 뱅센느시의 역사와 시의원 선출과정, 시의 재정에 관한 설명을 듣고 시청을 둘러보았다.

뱅센느시의회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12개 분과위원회가 매우 전문화돼 있다는 것. 구체적인 내용을 분과위에서 모두 결정한 후 3개월마다 열리는 시의회 정기회에서는 최종 결정만 내리는 구조로 회기가 불과 하루 2∼4시간만에 끝나 의회 운영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재정자립도 90%이며 파리와 경계를 맞대고 있어 극심한 교통체증 문제를 안고 있는 등 우리와 유사한 일면도 가지고 있는 뱅센느시에 대해 의원들은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양승학 시의장을 비롯해 이종재·심노진·김지홍·양충석의원 등은 이날 연이어서 파리 하수처리장에 들러 하수처리 과정을 견학했다.

1850년 나폴레옹 집권 당시 만들어진 파리 하수처리장은 연장 길이가 2350km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지하 하수관을 따라 사람이 걸어다닐 수 있도록 설계돼 관광지로도 명망이 높다.

이 하수처리장에는 도로처럼 갈라지는 하수관마다 번지수가 매겨져 있고 머리 위 지상의 거리 이름을 표시해 하수관 안에서도 위치를 가늠할 수 있다. 또, 불법으로 화학물질 등의 오폐수를 무단 방류할 경우 하수관의 위치로 방류위치를 추정해 즉시 적발할 수 있는 잇점도 가지고 있다.

하수도 정화 기계 등도 나폴레옹 당시에 만들어진 것들이 아직도 사용돼 도시 계획에 있어 수백년 미래를 내다 본 이들의 안목에 시의원들은 경의를 표했다.
프랑스 파리·이연선 기자 yslee@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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