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정고 ‘숨은 봉사자’ 김태호 군

남들 꺼리는  궂은 일 나서서 척척
전교생 쓰레기 분리수거 배식 봉사까지
학교·학급에서도 칭찬 자자

보정고등학교 2학년9반 교실, 비가 오는 날이면 바닥에 고인 빗물을 닦느라 바쁜 학생이 있다. 다른 친구들은 웃고 떠드느라 관심 밖인데 이 학생은 걸레를 손에서 떼지 않는다. 9반 ‘반장’ 김태호(18․사진)군이다.

김 군은 보정고 ‘명물’로 통한다. 그의 친구들과 보정고 교사들은 ‘세상에 저런 학생이 다 있냐’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김 군은 유난히 학교 봉사에 열정을 보인다. 고등학생이 되면 봉사활동 점수를 받기 위해 학교가 아닌 학교 밖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먼저 나선다.

수업 전 칠판을 닦거나 미끄러운 바닥을 걸레질 하는 등 소소한 일부터 남들이 기피하는 쓰레기분리수거까지 자원하고 나선다.

“빗물이 바닥에 떨어지면 친구들이 다칠 수 있잖아요. 안전을 생각하면 제가 해야죠. 그리고 1학년 10월부터 쓰레기분리수거 봉사를 했는데, 2학년 때 담당 선생님께서 저 밖에 믿을 사람이 없다는 얘기에 친구 2명과 함께 하고 있죠. 보정고 쓰레기를 전부 분리수거 하고 있어요.”

누구보다 먼저 궂은 일에 팔 벗고 나서서일까. 그는 학기초 반장선거에서 압도적인 표를 받으며 반장으로 당선됐다.

그의 친구들은 “태호는 아빠 같고, 친구를 섬기는 반장”이라며 “늘 자신보다 다른 친구들을 먼저 챙긴다”고 칭찬했다.

그는 저녁 급식 배식도 먼저 하겠다고 지원했다. 김 군은 “밥을 먼저 먹고 후배, 선배, 친구들에게 배식을 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어서 다들 안하려고 한다”면서 “저도 힘들지만 학교에서 작은 봉사활동을 실천하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한다.

김 군은 흔히 말하는 ‘청소년 봉사왕’처럼 시간을 따지고 점수를 따지지 않는다. “스스로 궂은 일을 찾아나서는 것 자체가 기쁘다”는 그의 꿈은 군인이다.

전쟁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룬 ‘우리는 대한민국의 군인이었다’ 는 책을 읽으며 감동을 받았다는 김 군은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하고 챙긴다.

김 군은 “나 자신이 잘되는 것보다는 항상 우리 반, 학교 친구들이 잘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 반이 항상 밝고 활발하고 웃으면서 수업을 받을 수 있는 행복한 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빼놓지 않는다.

3학년이 되면 지금처럼 학교 일을 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을 전하는 그의 봉사는 오늘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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