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순희(34)씨가 꿈에 부풀어 김량주공2단지아파트에 입주한 것은 지난해 11월, 건교부 산하 정부투자기관인 대한주택공사에 의해 지어져 신뢰가 있었다. 더구나 예비순으로 몇 십명씩 밀려있는 가운데 입주한 만큼 큰 행운을 잡았다는 들뜬 마음이었다.
그러나 그 꿈은 단 3일만에 무너졌다. 출입문 안쪽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벽면이 석어가고 건너방과 베란다 창틀에서 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창틀에서 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20일만에 장농에 있던 이불을 꺼내보고는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축축해 물기가 흐를 정도였다.

성씨를 더욱 속상하게 한 것은 관리소측의 반응. "문제가 생긴다음 곧바로 고쳐줄 것을 요구했어요. 시공사측 대답은 실내외간 기온차이 때문이라고만 하더라구요"
본사에서 니와봤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원인을 못찾겠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40일이 방치됐다.
가족들은 요즘도 밖으로 떠돌고 있다. 안방은 사용을 포기했다. 애들조차 불안전한 환경에서 불안해 하고 있다. 다른 집에 있거나 일부러 늦게 들오는 날이 낳다. 남편과 함께 노점상을 하는 성씨는 파김치가 된 몸으로 들어와 편히 눕지도 못한 탓인지 몸살감기로 20일이 지나도록 앓고 있어 스트레스에 시달린단다.

그는 그간의 고통을 이렇게 얘기한다. "살아있어도 사는게 아닙니다. 돈은 없어도 살지만 이렇게 고통받는데 어떻게 삽니까"
성씨는 시공회사와 관리소직원에게 옮겨달라고 수차례호소했다. 반응은 "아파트 안 살아 봤느냐, 하자가 있을수도 있다"거나 또는 "자기들 권한이 아니다"라는 답변뿐이었다. 그렇게 피해를 당했어도 임대료나 관리비를 단 한 번도 미뤄보지 않았다.
다음날, 관리소장과 함께한 자리에서 동일평수로 옮겨달라는 성씨의 요구에 관리소장의 답변은 이러했다.
"비어있는 세대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낮은 평수로 우선 옮기고 해약자가 있으면 우선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입장뿐이었다. 그는 또 같은 사례가 생기면 같은 방식으로 처리해야하기 때문에 쉽게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얘기를 덧붙였다. 4개월의 고통을 얘기하며 내내 울먹였던 성씨는 넋두리처럼 이렇게 말했다.
"없이 살아도 전세방 살 때가 차라리 그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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