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속에서 짐승을 쫓던 사냥꾼 한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처음 사냥을 떠날 때의 기대와는 달리 몇 일 동안 산속을 헤매고 다녔지만 사냥할 대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나중에는 준비해간 식량도 떨어져 허기에 지치고 몸을 가눌 힘조차 없었다.

짐승을 찾기 보다 이제는 당장의 배고픔을 면할 방법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사냥꾼은 사냥감을 찾기보다는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먹을 것을 찾아 나섰다. 그때 탐스럽고 먹음직스러운 나무열매가 사냥꾼의 눈에 띠었다. 이름은 모르지만 향긋한 열매의 냄새가 황홀할 만큼 신비스러웠다.

결국 사냥꾼은 그 열매 덕분으로 굶주림을 벗어나 산을 무사히 내려올 수 있었다. 그 후 사냥꾼은 사냥을 떠날 때마다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나 자기도 모르게 짐승을 찾기보다는 그 열매의 맛을 떠올리게 되고 사냥을 하는 일보다는 열매를 찾는 일에 열중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후 영원히 그 열매를 찾을 수가 없었고 본업인 사냥에 충실치 못했던 사냥꾼은 아무 소득도 올리지 못하는 가난한 사냥꾼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우화와도 같은 이 사냥꾼 이야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 주는가. 자기의 가야할 목표를 잊고 엉뚱한 것에 관심과 마음을 빼앗기는 사람들을 빗대어 가르침을 주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처음 시작했을 때의 본분과 실체를 망각하고 전혀 다른 것에 마음을 갖고 일을 만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황당한 마음과 실망을 주는 경우가 있다. 얼마 전 용인시 관내에서 발생한 일부 ‘환경단체의 뒷돈 수수’도 이와 같은 경우가 아닌가 싶다.

우리 주변에는 그 기능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는 환경단체와 같은 사회단체들이 많이 있다. 뜻 있는 사람들이 시간과 물질을 투자해 불법으로 폐기물을 버리거나 환경을 오염시키는 행위를 미연에 방지하고 때로는 적발해 관계당국에 고발하는 일을 맡아서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일을 빌미로 업체를 찾아가서 위반사실을 미끼로 협박하거나 뒷돈을 수수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한다. 참으로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하지만 일부 단체로 인해 모든 환경단체가 비판받지 않기를 바라며 그 본래의 길에 충실했으면 한다.

/수필가·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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