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서부시대에 이런 에피소드가 있었다.우편 마차로 마을간에 우편물을 배달하던 우체부가 무장괴한들의 피습을 받았다. 우체부는 천신만고 끝에 피격을 모면했으며 그 와중에도 자신의 직분인 우편배달 행낭을 소중히 간직하고 무사히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 사람들은 우체부의 습격을 보고 받고는 모두들 걱정해주었다.

우체부는 마을 사람들의 위안을 받자 습격당했던 아픔도 잊은채 흐믓해 했다. 그러나 총알이 뚫고 지나가고 흙탕물에 젖은 편지를 받아 본 수신자들은 하나같이 「이따위로 편지를 배달하다니」 하면서 불만을 털어놓았다.

죽음의 기로에서 살아 온 우체부의 고초는 아랑곳 없이 모두들 자기의 편지가 손상된 데만 불만을 토하는 이 엄연한 사실, 이것이 바로 상호 이해가 부족한데서 오는 비정한 사회의 단면인 것이다.

우리가 이 사회에서 보다 우호적이고 저마다의 독특한 관점과 사고 판단의 차이 즉 의식의 차이를 극복해 나가는 것이 선결과제라 여겨진다.

용인시 예총지부의 올해 예산삭감과 관련해 예총집행부의 몇 사람과 시의회 의원과의 간담회를 가졌다고 한다. 예산에만 집착하지 말고 지역문화 단체로서 제몫을 다해줄 것과 지역예술단체 및 예술인들의 분열된 양상에 대하여도 적잖이 염려했다고 한다. 시의 예산편성과 살림을 감시하는 의회이기에 예총의 운영에 대한 세세한 내용이 오가고 옳고 그릇된 것을 지적할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예총 운영에 대한 새로운 관주도의 행태가 아닌지 염려스럽다.

예총 관계자들은 최근에 벌어진 공금유용에 관한 내부적인 사안에 대한 이해와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고군 분투하고 있는 예술인들에 대해 너그러운 시선과 지원을 부탁했다고 한다.

견해의 차이라 할 수 있겠고 의식과 판단의 개인차라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시의회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고 어려운 입장을 구하기 앞서 예총 산하단체 소속 임원은 물론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예총의 운영안이 제시돼야 한다. 또 회원들의 지지와 참여를 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이라 여겨진다. 아울러 시민들의 이해와 참여, 그리고 관심을 끌 수 있는 예총 운영방안의 대안 제시가 시급한 선결과제라 여겨진다.

/수필가·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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