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 하면 행정상 시·도 단위 또는 그 이상의 일정한 권역을 배포대상으로 하는 지방일간지도 있지만 신문편집의 독자성을 기준으로 보면 시·군이나 구단위로 발행되는 주간지형태의 소지역신문의 숫자가 훨씬 많다.

이들 소지역신문은 지역의 소식과 생활정보 등을 다루면서 지역주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신문이라 하겠다.

세계적으로도 New York Times, London Times, Sued-deutsche Z.같은 대규모의 유수한 지역신문이 있는가 하면 대부분의 지역신문은 수만부 미만을 발행하는 신문들이다. 이들 소규모 지역신문은 저널리즘적 의미가 크기 때문에 편집권을 간섭하지 않는 한도에서 국가가 적극적인 지원을 해준다.

지역신문이란 지역사회를 재정적, 내용적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지역사회의 현황이 어떤가가 지역신문을 규정하는 관건이다. 1980년대말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 우리의 삶에서 지역의 의미가 더 커졌음이 분명하다. 아직 우리의 지역에서 실천적, 정치적 의미로서 공동체의식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경 없는 자본간의 경쟁 속에서 실제행위자로서 더 이상 존재가치를 갖지 못하고, 무기력과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산업사회의 한계를 지적하는 많은 사람들은 현대사회가 추구하고 대안적 실체로서 갈망하는 공동체의 전형을 지역사회에서 찾곤 한다. 규모는 작지만 구조가 튼튼하고, 역사적 뿌리를 가진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지방자치제가 발달한 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중앙정부의 독점적 군사통치권을 제외하고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제반 영역에서의 지역의 적극적인 역할을 인정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특히 경제가 정치보다 더 중요해지고, 국가의 적극적이고 규제적인 역할이 약화되면서 지방의 활동이 확대 요구되고, 점차 유연하고 영향력있는 대체행위자가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나라에서는 생활에 필요한 정보가 자신이 사는 지역에 있기 때문에 규모는 작더라도 몇만의 안정되고 지속적인 독자시장과 광고시장이 확보되는 우량한 지역신문이 존재하는 것이 보통이다.

역사적으로 지역의 위상이 높은 나라와는 달리 우리는 전체 경제활동의 70∼80%가 중앙에 집중되고, 정치권력 역시 이를 토대로 중앙에 몰려서 일부에서는 부정부패를 낳는 연결고리가 되기도 하고, 뿌리와 정신보다는 상업성을 먹고사는 사회문화적 풍조가 만연하다. 이렇듯 중앙에 치우친 정치·경제적 관계구조 속에서 공존하는 중앙언론의 영향력 비대와 그로 인한 문제점이 비난받기도 한다.

중앙집권적 사회구조 때문에 중앙언론은 정책적 배려 없이도 중앙에 집중된 돈과 권력으로부터 지원을 받게되는 현실인 반면, 지역언론의 경우는 언론정책적 측면에서도 중앙언론에 비해 차별을 받고 있음이 가장 큰 문제다.

권력의 지방배분과 결정권의 분산에 기초한 새로운 질서, 곧 지방자치의 중요성과 풀뿌리 민주주의가 강조되려면 지역신문이 바로 서야하는데, 영세한 자본, 빈약한 시설, 협소한 광고시장 등 지역신문의 열악한 재정상황을 고려하여 충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나아가 참여·결정자로서의 주민의식을 일깨운다는 지역신문역할에 대한 언론인의 소명감과 지역주민의 관심이 함께 하면 거대조직의 중앙언론이 변화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대안언론으로서 지역신문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한가지 필요한 것이 있다. 법과 제도적으로 쳐놓은 지역신문에 대한 규제를 허무는 일이다. 중앙적 사고와 정치·경제 환경이 만들어 놓은 차별을 거두는 것에서 건강한 풀뿌리 언론은 자라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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