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관리공단 부당인사를 계기로 문화예술계 내부에서 문예회관 독립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문화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에 대한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인사문제가 언론에 오르내리자 공단 최고 책임자는 발단이 된 해당분야 직원들을 향해 ‘내부고발자’ 또는 ‘조직 파괴자’라고 서슴없이 말하며 징계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책임자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왜 내부에서 이러한 지적이 나왔으며,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오로지 발단이 누구냐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시설관리공단은 출범전부터 ‘공무원 구제공단’이니 ‘전문성 결여’니 하는 우려와 비판이 끊이지 않았었다. 이런 우려에 대해 당시 최고 책임자는 출범과 동시에 문화인프라를 구축하고 예술단체를 지원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지켜봐달라’고까지 말했었다.

불과 1년도 채 안된 지금은 어떤가. 음향·조명시스템 설치 등 시설 투자를 통해 다소 개선은 되었지만그다지 나아진 것 같지 않다. 오히려 문화예술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문예회관이 시설만으로 운영되는 것인가. 시설, 인력, 프로그램 등 3박자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원활히 돌아가야 진정 문예회관이 제기능을 다하는 것일 게다. 시설관리가 주목적이라면 굳이 시설관리공단이 문예회관을 운영할 필요성은 없지 않겠는가. 문예회관은 시도, 시설공단도 아닌 시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화예술단체도 일말의 책임은 있다. 양질의 문화공연을 통해 공연장을 십분 활용하지 못해왔다는 자성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시·공단·일반시민·관계 전문가와 함께 문예회관 운영방안을 논의 좋은 방안을 시에 당당히 제안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이제라도 조례개정이 필요하다면 문화예술단체가 나서서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해야할 것이다.

21세기를 문화의 세기라 했다. 이제는 발상의 전환 없이는 용인의 문화는 퇴보할 수밖에 없다. 286컴퓨터에 윈도우를 돌리려 하는 사고로는 지역문화예술 발전은 요원할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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