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의 불을 끄기 위한 정부의 정책과 고정관념의 틀속에서 아귀다툼하는 농민들의 수해복구는 오늘도 계속된다. 그 틈 속에서 휴가와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은 복구작업에 아랑곳없이 흙탕물 속에서 고기를 잡고 라면을 끓이고 흥을 돋군다.

너무도 순식간에 엄청난 피해를 남기고 말았다. 그렇지않아도 수입개방, 구제역 등으로 정신이 들려고 할 때 하늘까지 농민들을 짓밟아 버렸다. 거의 모든 농산물이 생산비를 밑돌고 그까짓 방울토마토 값이 약간 올랐다고 물가의 주범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즉시 환원한다던 마사회·농림부 환원 등 농정공약은 물건너 가버리고 농축협 통합이 가져다주는 지역 축협에 돌아오는 부채가 전국에 5천억 경기도 550억 용인축협도 30억을 떠맡고 말았다. 거기다 축협노조는 직·간접적으로 조합장, 전무 상무 등이 물러나고 노조탈퇴 직원의 책상까지 빼내는 사태는 임원 및 주인 노릇을 못하는 조합원의 한사람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자동차·금융·대기업이 받는 수조원의 공적자금은 농민기관 단체에는 해당이 없는가? 정말 균형이 맞지 않는 것 같고 난개발로 연일 보도되는 TV방송은 용인 수해조차도 난개발의 원인으로 보도되고 있다. 수지지구를 제외하면 용인은 변한곳이 별로 없다. 농업인구가 줄고 수지지역의 베드타운이 형성되었을 뿐이다.

그러나 인터넷의 시장님 인사말에도 10개 대학, 24개 골프장, 64개 연구소와 연수시설을 자랑으로 삼고 있으며 에버랜드, 민속촌, 콘도, 수영장, 스키장 등 위락시설을 내세우고 있다.

또한 도농복합시로 탄생했다고 하고 있다. 그런데 쌀 입간판하나 몇년째 못세우고 농업을 표현하는 백옥쌀은 한글자라도 기록할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연구원, 연수시설, 대학을 용인에서는 어떤 용도로 이용하고 있는가. 농업과 연계한 구상을 이들과 얼마만큼 협의를 했는가. 용인 농업을 살릴수 있는 전문가의 용역을 의뢰해 본 일이 있는가. 상생, 공존공영, 더불어 살기 등은 구호와 공약으로만 그치고 있는가.

쌀도 그렇지만 양돈은 전국 시군단위에서 1위로 기술과 두수가 선두였지만 두수는 이제 홍성보다 조금 뒤떨어진 30만두 가까운 두수의 가축이 사육되고 있다. 그러나 그 누가 특화된 축산물을 개발하려하겠는가. 브랜드화를 위해 관계 기관은 얼만큼 노력했는지 알 수가 없고 축산 분뇨가 오염의 주범임에도 수없는 고발과 벌금으로 해결하려 하는지 도농복합시의 농민으로서 답답하기만 하다. 수해지역의 응급복구도 상당히 중요하지만 이제부터라도 수해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굽은 개울에 몇번째 쌓았다 부서지는 돌망태가 우선이 아니라 왜 그랬는지 어떻게 하면 되는지 주민과 상의하고, 농업 부분 시사업은 농업인과 공청회, 토론회 등을 통하여 결론이 얻어지는대로 시행한다면 효과는 크리라 생각한다.

어느 여성사업가가 우리나라는 아프리카 소말리아와 같다고 표현했다고 한다. 정보화 시대 우리는 하늘에 유유히 떠가는 비행기를 보듯 느긋하게 오늘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농민도 미국에서 주던 밀가루 받아 먹던 시절의 ‘해주겠지’ 하는 의타적인 생각을 버리고 약자로 체념해 버리는 습관과 성격을 버려야 하겠다. 생명산업의 역군이라면 역군 답게 끝장을 볼 수 있는 강인함을 보여야 할 것이다.

‘더없이 의지할 곳 없는 농민을 위하여 어떻게 하면 살 수 있겠습니까?’ 라는 말을 용인을 끌어가는 기관 단체장님의 제안으로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음과 속도가 느리더라고 농업이 무너지면 나라가 무너진다는 진리를 모든 사람이 인식하고 손잡고 같이 가는 도·농복합시 용인의 모습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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