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선거가 있다고 한다. 지금 수지지역과 기흥지역에서는 시의원 보궐선거의 선거운동이 한창이다. 얼마전 전국을 휩쓸었던 16대 총선의 분위기를 생각한다면 어색하리 만큼 조용한 분위기이다. 선거분위기가 나지 않는다. 선거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시민들이 태반이기 때문이다.

각 후보진영에서는 나름대로 다양한 방식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 필자가 있는 YMCA로 시민 몇 분이 전화를 하였다. 총선 때처럼 후보자 검증도 하고 초청토론회도 하고 낙선대상자도 가리는 운동을 왜 하지 않느냐는 항의와 충고의 내용이었다. 오히려 후보자 진영에서 선거참여 캠페인도 벌여가면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4월의 총선과정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전국민적으로 열망했던 정치개혁의 커다란 파고가 지나간 요즘은 정치를 통해서 희망을 발견하는 기대와 비젼의 분위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불안한 경제상황, 날로 어려워져만 가는 살림살이, 성폭력을 비롯한 뒤숭숭한 사회적 분위기 등으로 인해 다시 한 번 시민들의 삶 속에서는 정치에 대한 좌절과 불신감, 배신감이 팽배해져 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서 예년에 비해 일찍 찾아온 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시민들의 어깨를 더욱 더 처지게 하고 있는 이때, 기초자치단체의 지방의원 보궐선거를 통해 기대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정치의식이 높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선거에 임하는 후보자들은 바로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잘 읽어야 할 것이다. 우리 동네의 구석구석을 살피고 시정을 요구하고, 생활체계의 개혁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시정살림의 철저하고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삶의 질 향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임무를 수행하겠다는 자세가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때이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꽃은 지방자치단체임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방의 민주화와 자치력의 강화는 보기에 따라서는 국회의원 선거보다도 훨씬 더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고 본다.

특히나 전국적으로 용인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는 지방의원들의 역할이 용인지자체의 미래와 행복할 권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정치불신감에 편승하여 선거승리에만 너무 집착하지 말고 같이 살아가야할 이 지역 시민들의 장기적인 안녕과 발전을 생각하기를 기대해 본다. 선거과정에서의 공정한 참여를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지역공동체의 결속과 화합, 삶의 질 향상, 지방자치제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어주길 바란다. /본지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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