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에서 열린 도민체전에 출전한 시 선수들이 종합성적 상위권을 차지했다. 대단히 반가운 일이며 선전한 선수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더구나 넉넉한 재정적 지원이 따르지 않는 가운데서도 훌륭한 성적을 거둔 것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도민체전은 직업적으로 육성된 엘리트 선수들만이 참가해 기량을 겨루는 경기가 아니다. 대개는 생활체육 단체 등에서 선발된 선수들이다. 용인시 대표 선수들 또한 마찬가지다. 그런 만큼 그들이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용인 시민들이 건강한 체력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고 대외적으로 과시한 것이기도 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 체전을 가만히 살펴보면 아쉬운 측면이 있다. 다름아닌 공무원들의 동원이다. 감사원 감사중인 일부 부서를 제외하곤 시청 대부분 부서가 정상적인 민원처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대회 기간 중 비어 있었다 한다. 특히 몇 몇 부서 사무실은 직원 한 명만 남겨두곤 아예 성남 경기장으로 몰려갔다 한다. 이래선 안된다. 공무원 행사나 관제 행사도 아닌 체육대회에 까지 자리를 비운 채 공무원들이 몰려가 응원을 펼쳐야 한단 말인가.

도민체전에 나선 우리 선수들의 좋은 성적은 시 위상과 시민사기를 높이는 구실을 한다. 또한 이를 통해 시민단합에도 도움을 준다. 그런데 정작 대부분의 시민들은 우리 선수들이 도민체전에 나간 사실조차 잘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시가 해야 할 일은 순서를 바꾸어야 했다. 공무원들이 나서 응원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사전 홍보를 했어야 한다. 그리고 자율적인 시민 응원단 구성을 유도해 선수들을 격려토록 했어야 한다.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지자체 행정기관의 역할은 그곳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에 직접 뛰어들고 관리하는 것이 더 이상 아니다. 보다 더 민간영역의 참여와 활성화를 통해 공기능의 역할을 축소해 나가야 하는 것이 시대적 요구다. 엄연히 시 체육회가 있고 생활체육단체들이 광범위하게 조직돼 있다. 그러한 단체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시민응원단이나 업무 지원단을 구성하도록 지원하고 유도했어야 한다. 자발적인 시민응원단이 구성돼 선수들을 격려하고 좋은 성적이 나왔을 때 그 속에서 시민들의 애향심을 사기가 솟아나고 지역사회의 단결이 이뤄지는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자리를 비워둔 채 민간 체육행사에 까지 공무원이 대거 동원돼는 현실은 바뀌어야 한다. 민간영역 참여를 유도하고 활성화하는 행정의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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