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환

기억나실 지 모르겠지만 한 4∼5년 전에 서울의 한 노래방에 함께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날은 서울 동문들이 모이는 날이었습니다. 동문들이 꽤 많이 모였는데 모임이 끝나고는 10여명 정도 남았었죠. 제동기 몇 명과 하늘같은 선배님 몇 분이셨습니다. 그 때 선배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좀 불편한 자리가 될 것이라는 걱정을 하며 따라갔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우리보다 더 잘 노시고(?) 노래도 더 잘하시는 게 아닙니까. 처음 걱정이 싹 사라졌습니다. 그 당시 소탈하고 재미있는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곧 잊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장관이 되셨다는 소식을 들었고 이번엔 고향의 대표가 되셨습니다. 정말 기쁜 일입니다. 후배로서 자랑스럽습니다. 어릴적 어려움 속에서도 잃지 않으셨다는 꿈과 도전 정신, 그리고 끈기라면 의정활동도 훌륭히 하시리라 믿습니다. 이렇게 안심하면서도 존경하는 선배님께 감히 몇가지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선 깨끗하십시오. 죄송스러운 말씀이지만 이제 흙탕물에 뛰어들었습니다. 그 속에서 깨끗함을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그동안 많은 의원들이 부정부패의 사슬을 끊지 못하고 이름을 더럽혔습니다. 시대가 깨끗한 정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흙탕물을 정화할 수 있는 맑은 정치를 해 주십시오.

둘째, 소신있게 하십시오. 우리 나라의 정당은 민주적이지 못한 데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소신있게 활동하기가 만만치 않을 겁니다. 잘못하면 눈치보고 갈팡질팡하다 4년을 허송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안한 것만 못합니다. 기업을 경영하며 보여주셨던 배짱과 뚝심이라면 소신 있는 정치를 하시리라 믿습니다.

셋째, 공부하십시오. 의원들이 공부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선배님께서는 정보통신분야의 전문가이긴 하지만 외교, 국방, 환경, 경제,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식견이 필요합니다. 특히 지역현안이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다면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

끝으로 지역주민들로부터많은 말을 들으십시오. 높은 분들은 지역에 와서 무슨 협의회장, 무슨 자문의원 같은 사람 몇몇의 말을 듣고 그것이 제대로 된 지역여론인양 착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이 진짜 필요로 하는 것은 더 밑바닥에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말을 들으셔야 합니다.

선배님, 솔직히 말씀드려 이번엔 이름으로 당선 되셨습니다. 지역에서 봉사한 것만을 따지자면 어느 후보보다도 나을 것이 없습니다. 앞으로 4년 후엔 의정활동과 지역활동으로 평가받을 겁니다. 그때도 용인시민들의 자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본지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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