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정권에서도 정치적 관심에서 배제되는 약자, 정치의 궁극적 목적인 인간존중 등 그동안 도외시되던 측면에 대한 경각심과 비판, 정치의 한계를 반성하고 대안을 제시할 제3, 제4 정당의 한 역할을 기대하기까지 정치는 현실을 반영하며 꾸준히 발전해왔다.
그러나 지금의 정치현실은 자본과 노동의 대립은 물론 다원화되는 계층의 의사를 어떤 틀로 담아내는가, 특히 수적인 힘이 없는 약자를 보호하고 인간의 무지와 무관심을 반성해야하는 게 목적이다. 힘의 견제가 정치의 현상이라면 모든 사람의 삶의 풍요가 정치의 목적이자 본질이다. 한국정치의 어려움은 이념적 분단체제 내에서 정치의 본질을 인식하지 못한 정치인들이 선진국의 양당제 질서도 확립되지 못한 채 급작스런 이해의 분화라는 현실에 부딪혀 이 복잡한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는가이다. 정책보다는 지역주의나 북풍에 의존해온 후진성에 대한 비판과 반성을 화두로 우리는 16대 총선을 치뤘다.
선거는 반성과 계획을 내포한다. 선거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앞으로의 정치일정을 형성하는 지표인데, 필자는 전체적으로 미래지향적인 선거결과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정치세력의 층이 과거보다 넓어지고 강해졌다. 이번 선거에서는 지역주의라는 후진성, 비민주성극복, 진보적 세대교체, 시민사회의 정치참여가 주요변수였다.
과거의 어느 선거보다도 이런 변수가 발전적으로 작용하였다. 투표율이 저조했음에 대한 반성을 하지만 정치인에 대한 불신과 정치혐오에 비해서는 결과가 발전지향적인데, 세대교체되는 유권자층과 최근 우리 현대사 속에서 형성된 시민사회, 그리고 자각되는 여성들의 정치의식, 정보원의 다변화 등 신선한 충격이 현재의 가시적, 비가시적 변화를 이끄는 요인이 되었다.
또 이런 작은 변화는 의회 내에서 분명하게 힘을 발휘할테고, 그런 기대에서 투표를 한 유권자와 시민단체의 감시가 지속될 것이니 만큼
현재의 가시적 결과보다는 미래의 발전을 위해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게 틀림없다.
선거는 정치를 위한 중요한 결정행위이다. 그래서 결과 못지 않게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보장되어야한다. 선거기간에는 우리 선거풍
토의 비민주성에 대한 비판이 무성하지만 선거결과가 나오면 과정은 모두 망각되고, 용서되는 경향이 있다.
이번 4. 13총선도 과거 선거 못지 않게 과열된 것으로 안다. 선거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지금 반성하고 고치지 않으면 다음 선거에서
또 같은 문제에 봉착한다. 정치는 일상의 행위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