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번 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과거에 비해 투표율이 더욱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에선 유권자 혁명을 통해 올해를 정치개혁의 원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시민단체들이 나서 전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어느 때보다 유권자운동이 활발한 것에 비춰볼 때 우려스러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 일 것이다. 당리당략에 따라 정쟁으로 밤을 지새우며 자신의 사리사욕에만 충실한 정치권 전반에 대한 불신의 골이 그만큼 크다는 것의 반영일 수도 있다. 바꿔봐야 거기서 거기이려니 하는 마음 말이다. 또 사회의 모든 것이 정치권력을 중심으로 작동되던 권위주의 체제가 완화되고 다원화된 사회로 변화하면서 생기는 선진국형 문제일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가 사회 제 영역의 발전에 디딤돌이 되기 보단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상황인식을 대부분 시민들은 하고 있다. 그런 마당에 투표불참으로 우리 시민 유권자의 마음을 전달하지 못한다면 부패와 무능, 망국적 지역감정조장으로 비생산적 집단이 되어버린 정치권 전체에 면죄부를 주는 행위와 다름없다.

이번 선거는 정보화, 세계화 등 빠르게 변하는 국제변화 질서 속에서 국가발전 모델과 미래사회의 비전을 제시하고 준비할 능력이 있는 우리의 대표를 뽑는 중요한 행위이다. 또한 주민 삶의 구체적인 영역까지 가장 가까이 영향을 미치는 정치행위에 대한 심판을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도도한 흐름을 보고 있다. 단지 한표를 행사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민사회가 나서 선거법을 어기면서까지 낙천, 낙선 후보를 공개하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그 후보가 되어선 안된다고 발벗고 나서 떨어뜨리기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이는 자정 능력을 상실한 정치사회의 실패에 대한 시민사회의 책임추궁이라는 성격이 있다.

썩었다는 정치판은 결국 우리 스스로 만들었다는 자각이 없으면 안된다. 이미 각 가정에는 배달된 홍보물이 있다. 휴지통에 버리지 말고 자세히 읽어보자. 그리고 판단해 보자. 정책과 비전능력이 있는지, 실현가능성 있는 공약을 하는지, 소신과 정치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민주적 추진력을 가지고 국정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서 어느정도 강력한 의지가 있는지를 말이다.

인격과 생활의 측면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삶의 일관성을 가지고 있는지, 그때 그때 시류에 편승한 사람은 아닌지도 살펴보자. 또 평소 사회적 약자들의 이익을 대변하여 사회계층에 대한 노력을 전개한 경력이 있는가 하는 점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선택은 항상 최선만이 아니다. 보다 나아지기 위해 반드시 투표장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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