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최대의 관심사는 첫째 이성친구, 둘째 친구문제, 셋째 성적, 넷째 가족" "우리가 가장 하고 싶은 일들은 교복입고 가방메고 콜라텍가기, 시선끄는 유행춤 배우기, 이성친구와 마음놓고 돌아다니기" "공부잘하는 아이는 무조건 착한 줄만 아는 우리 엄마, 일류대는 남자에게 양보하고 몸매 가꿔 일류대 나온 남자를 신랑감으로 고르라고 하는 체육선생님, 무엇보다 골치 아픈건 걸핏하면 학교 앞에 하얀 장갑끼고 나타나는 우리동네 변태 아저씨"

가족과 성 상담소에서 청소년들과 함께 [건전한 성의식 전달기법 개발을 위한 위크숍]에서 청소
년들이 꺼낸 자신들의 솔직한 이야기들이다.

청소년들은 여러 가지 모습와 다양한 표현으로 어른들에게 자신들을 알리려 하고 보여주려 한
다. 때론 침묵으로 순종으로, 때론 격력한 반항으로, 또는 여러 가지 색깔의 머리색으로, 옷 모양으로, 공부로 그리고 자신들끼리는 노래와 춤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가 하면 이런 어른들도 없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을 가르친다면서도 아이들이 어느 방향으
로 가고 있는지 모르는 불안함, 아이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 주름잡지는
않았는지? 너무나도 각각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을 발견했을 때의 놀라움과 당혹감! 청소
년의 자기 결정권을 이야기하면서도 결정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을 좁혀 놓는데 일조하지는 않았는
지..."

이는 성교육강사로 열심히 활동하는 어느 자원봉사 상담원의 자기 고백같은 이야기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른들과 아이들이 서로의 이해의 폭을 좁히자고 주장하면서도 막상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허둥대고 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할 수 있는 일들은 아무것도 없고 어른들은 어른대
로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많지만 어떻게 무엇부터 말해야 할 지 모른다.
다시 말하  아이들에게 어른들을 이해하고 따르라고 하기에는 아이들은 어른들로부터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 있고 그렇다고 아이들을 따라가자니 어론들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있는 구석이라곤 없다. 그럼에도 우리 어른들은 청소년들을 포기할 수는 없다. 청소년들에게 따라오라 하기 보다는 어른들이 청소년들에게 다가갈 수밖에 없는 현실.

이것이 현재 우리 사회의 청소년 문제의 시작이며 또한 문제 해답의 근원이 아닐까. "어론들의
말은 따르는 것이 무조건 최고"하는 식으로 아이들의 행동의 여지를 좁히지만 않아도, 어른들이
믿는 만큼 아이들은 행동한다는 사실을 모른지만 않아도,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해야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하다는 것을 모르지만 않아도, 이럴때도 비로소 우리의 청소년들은 가지 많은 나
무처럼 무성하게 그들의 잎을 키워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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