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지역에 시쳇말로 뜨고 있는 동아리가 있다. 검정블라우스와 치마 단복을 입은 이들이 공연을 하는 날이면 고정팬인 가족은 물론이고 주민들도 모여든다. 부드럽고 잔잔한 선율에 실린 클래식 기타 하모니는 아마추어 주부 취미활동으로 믿기지 않을 정도의 수준급이라는 것이 주위의 평.

'수지 기타 앙상블' 수지 초등학교 어머니회 취미활동반으로 시작해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이들이 창단한 것은 지난 97년 11월, 12명의 어머니들이었다. 1주일에 한 번씩 학교에 모여 초보적인 수준이거나 또는 낯설기만 했던 클래식 기타를 만진지 6개월만에 지역무대에 까지 서게 됐다.
'결식아동 돕기 및 불우이웃 돕기 자선공연'을 마련한 것이다. 수지농협 지하 연회장에서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을 때 더 좋아한 것은 가족들이었다. 남편들은 공연을 마친 아내에게 꽃다발을 하나씩 건네고 아이들은 환호성을 울렸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들이 가족들의 배려속에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반대가 심했어요. 시어머니 눈치 보랴, 남편 눈치보랴 힘들기도 했지만 젊은 여편네들이 무슨 기타를 매고 다니느냐는 곱지 않은 시선까지 받아야 했지요"그러나 요즘은 시어머니도 연습하러 안나가느냐고 할 정도라는 게 회장 김용운(39)씨의 얘기다.
보통 가정주부들이 중심인 기타동아리 활동을 통해 얻은 보람은 삶의 폭이 넓어지고 가정의 화목이 다져진 것.

"아이들이 자랑스러워 하고, 집안에서 늦는 남편 기다리며 지치지 않아도 되거든요" 정서적 안정에도 도움이 크다는 게 회원 이진숙(39)씨의 자랑이다.
또 하나의 기쁨은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새롭게 눈뜨게 된 것이다. "자선공연 등을 통해 우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고 이들을 도울 때 뿌듯함을 느끼지요"
이들은 강원도 철원에 있는 장애시설에까지 가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 중도에 그만두고 나가는 회원이 하나도 없는 수지 기타앙상블, 지금까지 공연횟수만 6회로 어느덧 명성이 알려지고 외지에 초청공연까지 나갔었지만 가능한 관내에서 공연을 하고 싶어한다. 이와함께 이들은 꿈을 키우고 있다. 주부활동의 한계를 뛰어 넘어 실력으로 인정받는 전문 연주단으로의 꿈.
삶의 활력과 가정내 화목을 이루고 이웃까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동아리 활동. "주부들이 이정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게 무엇보다 의미있다고 생각하죠"김용운 회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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