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엘리베이터에서 보통 '4층'표시를 'F'로 하고 고층 건물에서도 '4충'을 없애고 1,2,3,5...층으로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4'라는 숫자를 재수가 없다며 싫어하기 때문이다. '4'라는 숫자도 다른 많은 숫자와 특별히 다를 바 없는 하나의 수에 불과한데도 이유없이 싫어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갖고 있는 '편견'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재수없는 4가 두 번씩이나 겹치는 4월 4일을 기념일로 정해 놓고 그 날을 전후로 각종 행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바로 정신질환자와 가족 그리고 그들을 치료하고 돕는 정신보건 전문가들과 자원봉사자들이며 그 날이 '정신건강의 날'인 것이다.
정신질환자는 우리와 똑같은 사람인데도 편견의 높은 벽으로 인해 무시당하고 기도 못 펴고 죄인처럼 숨어 지내고 소외당해 왔다. 사람들은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을 두려워하고 혐오하며 멀리하려 한다.

그러나 필자가 10년 넘게 많은 정신질환자를 상대하면서 느낀 점을 그들이 결코 보통 사람보다 위험하거나 우리와 더불어 살 수 없는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잘 모르기 땜누에 막연한 편견으로 정신질환자들을 지레 판단하고 피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정신질환인 정신분열병의 평생유병률은 1%로서 인구 100명중 1명은 현재 정신분열병 환자이거나 앞으로 환자가 될 위험성이 있을 정도로 흔한 병이다. 이 병은 불치병이 아니며 치료가 가능한 뇌의 병에 불과하다.
적극적인 치료와 보호 관리만 된다면 얼마든지 훌륭한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수의 환자들이 직장생활도 하고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어 행복하게 살고 있다.
환자들이 사회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고 병이 재발하거나 재활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고 사회에서 잘 이해해 주지 못하고 받아주지 못한 책임도 큰 것이다.

그래서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그들을 우리의 이웃으로 받아들여 더불어 사는 건강한 사회를 이룩하고자 작은 힘들을 모아 해마다 '정신건강의 날'을 기념해 행사를 하고 있다.
용인시에서도 정신보건센터를 중심으로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정신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촉구하고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자 사이코드라마 공연, 가두 캠페인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행사를 계기로 용인시민 모두가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그들도 우리의 형제 자매요, 이웃이라는 마음을 갖고 포용해 주며 도와준다면 우리 사회도 더 밝고 건강한 사회, 더불어 함께 사는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다.
/이종국 용인시 정신보건센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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