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경부IC설치·항공대이전 등 산적한 현안 숙제 풀어야

현 용인 행정편제에서 유일한 ‘읍’인 포곡읍. 2009년 8월 현재 인구가 3만2000명에 달하며 동부권 발전의 핵심 축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지형적으로 보면 서쪽으로 향수산과 석성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와 동쪽으로는 태화산 자락 사이에 위치해 있다. 경안천이 포곡을 관통하고 기름진 충적평야가 형성되었으며, 대부분의 주거지는 이 경안천과 그 지류 주변에 조성돼 있다.

경안천 냇가에 창포가 많은 데서 유래됐다는 ‘蒲谷’이란 지명이나, 18세기 「용인현읍지」에 보이는 ‘浦谷’(포곡) 모두 이 지역이 경안천과 깊은 연관이 있음을 나타내 준다. 이처럼 지명에 영향을 준 경안천은 선사시대부터 이주 교통로였던 이유로 농경이 발달했다. 유운리 고인돌과 선돌군 그리고 이 지역에서 발견된 반달형 돌칼을 통해서도 중심 거주지로서의 흔적이 확인된다.

포곡의 변화는 1971년 영동고속도로 개통부터다. 수도권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지면서 (주)경방, 태양정밀, 동광통상, 풍원산업 등 둔전리와 삼계리, 전대리 등지에 기업체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지각변동에 가까운 포곡의 변화는 1976년, 자연농원(현 에버랜드) 입지와 함께 시작됐다.

가실리 대부분과 전대리, 유운리, 신원리 일부지역을 포함한 430여 만평의 부지에 자리잡은 자연농원 개원은 다방면에 걸쳐 지역사회에 큰 영향을 주었다. 집단이주 등 거주지의 이동, 자연농원 양돈부에서 돼지 무상분양으로 인한 축산농가의 획기적 증가와 직업군의 변화, 전대리와 둔전 일대의 상업지역 확대와 교통량 증대 등 지역환경과 삶의 조건 전반에 걸친 것이었다.

삼계리, 전대리, 영문리, 마성리, 둔전리, 금어리, 신원리, 유운리, 가실리 등 9개리로 형성된 포곡읍. 41.79㎢로 용인 전체면적의 7%를 차지하고 있는 포곡의 이 같은 지역사회 변동은 인구 변화 추이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1960년에 6454명이었던 인구는 6년 후 250여명 늘었지만 1970년에는 오히려 5719명으로 줄어드는 현상을 보인다. 이는 정부주도의 경제개발5개년 계획과 함께 중공업 정책이 시작되면서 농촌을 떠나 도시로 인구가 몰리는 전국적 흐름과 맞닿아있다.

그러나 그 후 1980년까지 인구 증가는 가히 폭발적이다. 10년 사이에 인구는 3배로 증가해 1만 1793명에 이르게 된다. 이 같은 증가세는 용인시 전체의 같은 시기 37% 증가에 비해서도 매우 높은 편이다. 최근 20여년 사이에 인구가 증가한 것은 1999년 이후 인정멜로디, 신원 1·2차, 영문리 인정 베네치아 빌리지 등 공동주택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에버랜드 입지에 따른 전대리 상권 확대 등이 한 몫을 했다.

‘1읍 6면 23개동’의 선임격인 포곡읍은 몇 가지 지역특성을 갖고 있다. 먼저 국토이용계획상 자연보존권역 및 팔당상수원 특별대책지역이란 점이다. 특히 영동고속도로 진입로 및 대단위 관광위락시설인 에버랜드가 위치하고 있어 유동인구와 교통량이 많고 지속적으로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한편으론 포 곡 금어리 쓰레기 소각장, 하수종말처리장 등 환경혐오성 시설이 설치돼 있어 다른 면·동에 비해 주민여론이 민감한 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포곡읍은 어느 지역보다 다양한 기회 요인과 강점을 갖고 있다. 첫째는 에버랜드다.

1976년 4월, ‘용인자연농원’으로 문을 열고 33년간 지역사회와 함께 해온 에버랜드가 최근 다시 한번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걸음이 분주하다. 바로 ‘에버랜드 관광단지’사업추진이다. 지금까지는 ‘나홀로 개발’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면, 관광단지 개발방식은 대규모 투자로 경기남부의 관광 중심축이자, 주변지역에 대한 동시다발적 개발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관광단지 개발이 지역과 함께 지혜를 모아 상생발전의 길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는 숙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어느 지역보다 편리한 교통여건 또한 지역발전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기존 도로 외에도 전국 최초로 18.40㎞의 경량전철 노선이 내년 개통을 기다리고 있다. 기흥구갈~포곡 전대리간 연결구간이 완공되면 에버랜드 진출입으로 인한 극심한 둔전·전대리 교통체증도 한층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동백~마성간 도로 4㎞가 오는 2011년 완공 예정으로 있다. 멀어만 보였던 용인서북부권과 동부권이 연결되는 상징적 의미까지 담고 있다. 민간자본으로 추진되는 포곡~양지간 도시고속도로 역시 후년까지 완공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이슈로 떠오른 제2경부고속도로가 성남-오포-모현-포곡 금어리-원삼을 거치게 되면 영동·경부 두 개의 고속도로가 포곡의 남북 끝 지점을 통과하는 최적의 교통요지를 만들게 된다. 다만 IC설치와 관련해선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기도 하다.

경안천의 대대적인 정비는 포곡을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보 설치 와 자연친화적 공법을 도입해 생태를 복원하고 주민휴식공간 설치작업을 지속적으로 벌일 예정이다. 특히 침수 피해를 당하는 유운천 개수공사와 신대천 환경개선 사업을 통해 수해예방과 방문 관광객 이미지개선 효과도 거둘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포곡 주민들은 올해부터 지역사회 단합과 대외적 이미지 개선을 위해 두 가지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 하나는 경안천 창포단오축제다. 본래 삼계리에서 해 오던 마을축제를 포곡 전 주민들의 축제로 확대 발전시켰다. 법정리별 씨름대회 및 줄다리기, 지역 특색을 나타내는 창포 머리감기 행사 등으로 진행됐다. 또 둔전~삼계구간 주요 도로변에 꽃길을 대대적으로 조성한다.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뎠던 지역에 대한 변화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소각장이 있는 금어리 366-1번지 일원에 추진 중인 시민체육시설이 올해 11월부터 개방예정으로 있다.

전원형 주거단지도 금어리 산47번지 일원 133만1000㎡(약 40만평)에 들어선다. 이 계획이 발표되면서 지가가 3배 이상 오르는가 하면 금어리 지역을 투기장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이 쏟아질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해묵은 현안 중 하나는 항공대 이전이다. 전대리에 위치한 육군 항공대는 고도제한과 군사보호구역에 따른 개발제한, 소음으로 인한 교육환경 악화 등 포곡 발전의 큰 저해요인 중 하나로 지적돼 왔다. 최근 군사시설 보호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군사시설 보호구역 및 개발제한구역 규제가 대폭 완화됐다. 따라서 항공대 이전시기 전까지 일부 재산권을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전면적인 이전에 대해선 대체부지 확보의 현실적인 방안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실정이다.

에버랜드를 정점으로 한 관광․위락기능과 전원복합주거 기능이 조화롭게 추진중인 포곡.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로서 인구 확장에 따른 체계적 개발이 요구되는 지역. 관통하는 경안천을 자원삼아 자연친화형 생태고장으로 다시 태어나는 동부권역의 새로운 중심, 포곡읍이다.

/월간 특집팀
우상표 편집인·양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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